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살해하려 남성이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이 남성은 사람 목 높이에 목도리를 둘러놓은 나무둥치에 흉기를 휘두르는 연습을 하는 등 범행을 오랫동안 치밀하게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부산지검 특별수사팀은 오늘(29일) 이 대표 살인미수 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습격범 김모씨(66)를 살인미수 및 공직선거법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습니다.
범행 동기를 파악하기 위해 김 씨의 주변인을 조사하고 통합심리분석을 실시한 검찰은 "극단적 정치 성향에 빠져든 김씨가 '종북세력을 주도하는 정치인'이라는 생각에 이 대표에 대한 적대감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대표에 대한 적대감이 '이 대표 주도로 이번 22대 총선이 치러지거나 이 대표가 대통령이 되어 대한민국이 적화되는 걸 막으려면, 살해하는 것만이 해결책'이라는 생각으로 이어졌다는 겁니다. 2005년부터 가족과 떨어져 연고 없는 곳에서 혼자 지내온 생활 환경이나 어려운 경제 상황, 건강 악화, 이혼 등이 영향을 줬다고 봤습니다.
범행을 결심한 김씨는 미리 도구를 준비하고 연습하는 등 치밀하게 준비했습니다. 과도는 충분히 강하지 않다고 판단, 지난해 4월 '등산용 칼'을 검색해 샀고 미리 날을 뾰족하게 갈아뒀습니다. 또 책과 나무 판자를 찌르는 동작을 연습하다, 지난해 9월 자신의 사무실 인근 화단 나무둥치의 사람 목 높이 정도에 목도리를 감아두고 연습을 하기도 했습니다.
김씨는 민주당 홈페이지에서 이 대표의 일정을 주기적으로 확인하고,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 4차례 현장 방문에 따라가 범행 기회를 엿봤습니다. 그러던 지난 1~2일 김해 봉하마을과 부산 가덕도 일정을 파악해 쫓아가, 결국 2일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관심을 모았던 공범 여부에 대해, 검찰은 김씨가 쓴 '남기는 말'을 언론사 등에 보내주기로 약속한 70대 남성 외에 범행을 도운 사람은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이 70대 남성은 지난해 5월과 12월 김씨로부터 '이 대표를 처단하려 한다'는 말을 듣고도, '언론 매체 등에 내가 쓴 메모를 전해달라'는 부탁을 받아들였습니다. 실제로 '남기는 말'이 든 우편봉투 7부를 받아뒀다 범행이 알려진 뒤 2부를 김씨의 가족 등에게 보냈습니다. 검찰은 이 남성을 살인미수방조 및 공직선거법위반방조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