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40일 아들 던져 살해한 중증장애 친모…항소심도 '징역 10년'

생후 40일 된 아들을 바닥에 내던지고 방치해 살해한 20대 친모가 지난해 4월 30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 미추홀구 인천지법에 들어서고 있다./사진=뉴스1

생후 40일 된 아들을 바닥에 내던지고 방치해 숨지게 한 20대 친모가 항소심에서도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판사 이창형)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살해) 혐의로 기소된 A씨(25)의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징역 10년을 선고했다고 29일 밝혔다.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80시간 이수와 아동 관련 기관에 10년간 취업제한도 명했다.

A씨는 지난해 4월 26일 오후 4시쯤 인천 서구 한 아파트에서 생후 40일 된 아들 B군이 계속 운다는 이유로 바닥에 2차례 내던지고 방치해 살해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2021년 8월 첫째 아이를 출산한 뒤 산후우울증과 육아 스트레스를 겪던 중 B군을 출산하자 범행했다.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 결과 A씨가 '모성애가 없다', '죽이고 싶다', '아이가 밉다' 등을 검색한 사실이 드러났다.

사건 당시 외출 상태였던 A씨의 남편에 대해서는 학대 혐의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B군은 머리뼈 골절과 뇌출혈로 인해 사망했다.

A씨 측은 재판 과정에서 "중증 지적장애와 산후우울증을 겪고 있었다"며 심신장애로 인한 형의 감경 사유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피고인에게 심한 지적장애가 있었고, 우울증을 진단받은 사실은 인정된다"면서도 "범행 당시 사물 변별 능력이나 의사 결정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 있었다고 보이진 않는다"고 판단했다.

A씨 측과 검찰은 1심 형량이 부당하다며 항소했다. A씨 측은 항소심 과정에서 "B군을 살해할 의도가 없었고, 사망을 예견하지도 못했다"며 '아동학대살해죄'가 아닌 '아동학대치사죄'가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도 "피해자는 외부 자극에 대한 본능적인 방어 행위도 불가능해 충격을 그대로 흡수할 수밖에 없었다"며 "1차 충격에 이은 2차 충격은 피해자의 사망 가능성을 인식하고서도 이를 감수한 행위"라고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의 지능지수(IQ)는 38이지만, 자신의 1차 충격 행위로 피해자에게 발생한 상태의 심각성을 명확히 인지하고 있었다"며 양측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