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김종국 감독 구속영장···KIA의 혼돈과 위기 가속
KIA가 김종국 감독(51)을 직무정지 시키면서 구단 창단 이래 가장 큰 난관에 부딪혔다. 당장 올시즌으로 연결될 현실적인 문제와 함께 구단의 미래까지 큰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KIA는 지난 28일 김종국 감독을 직무정지 조치했다고 발표했다. 김종국 감독이 최근 금품수수 의혹을 받아 검찰 수사 대상이 됐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바로 조치한 것이다. 프로야구에서 처음으로 구단이 감독을 직무정지 조치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검찰은 29일 김 감독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감독 공석, 언제까지 가야 하나
29일 코칭스태프가, 30일에는 선수들이 스프링캠프를 위해 호주 캔버라로 출국한다. 김종국 감독은 캠프 출발 하루 전 직무정지됐다. KIA의 결정이 얼마나 급박하게 이뤄졌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KIA는 진갑용 수석코치의 지휘로 스프링캠프를 치르겠다고 한 상황이다. 관건은 그 기간인데 현재로서는 기약이 없다.
KIA가 감독을 직무정지시킨 것은 검찰수사대상에 올랐다는 사실만으로도 정상적인 선수단 지휘가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당장 스프링캠프 출국 자체로 문제가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KIA는 “감독의 최종 거취는 수사가 진행되는 상황을 보고 결정하겠다”고 했다. 29일에는 검찰이 장정석 전 단장과 함께 김종국 감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배임수재 혐의라고 설명했다. 30일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구속 여부가 결정된다. 구속된 것은 아니지만 구속영장이 청구됐다는 자체가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됐다는 의미다. 상황이 하루 만에 또 달라졌다. KIA는 “아직은 상황을 보는 입장”이라고 여전히 조심스럽게 대응하고 있다.
밝힐 수 없는 사건의 개요, 양산되는 루머들
김종국 감독이 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는 건지에 대해서 KIA는 ‘금품수수’라는 네 글자만 내놨다. 수사 중인 사안이라 구단 역시 인지하고 있는 내용 자체가 한정돼 있고, 그 내용이 크든 작든 입을 다물고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보니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감독이 금품을 줬다는 건지, 받았다는 건지, 그 상대가 누구라는 건지 온갖 추측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최초에는 얼마 전 벌어진 독립야구단 부정 사건과 연루된 것으로 많은 이들이 오해했고, 아니라고 확인하자 지난해 뒷돈 요구 의혹으로 해임된 장정석 전 단장의 사례로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있다. 최근 KIA에서 대형 계약을 한 선수들 이름까지 줄줄이 소환된다. ‘XX도 줬을까’라는 식의 지나친 추측들이 쏟아지는 중이다. 억측과 루머로 인한 다른 피해자들이 생길 수도 있다.
이런 상황 자체를 KIA가 수습할 도리가 전혀 없다. 이 역시 수사 결과, 혹은 최소한 수사 진행 상황이 전해지기를 기다리는 것이 유일한 방법일뿐이다.
1년 사이 단장 이어 감독까지, 전통 강팀 타이거즈가?
KIA는 바로 지난 시즌 개막 직전에 장정석 당시 단장이 선수에게 뒷돈을 요구한 사실이 폭로돼 큰 고초를 치렀다. 불과 1년 만에 이번에는 감독이 비슷한 부류의 의혹을 받게 된 상황 자체가 구단 이미지에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KIA는 2017년 우승 이후 급추락하고 외국인 감독을 영입해도 회복이 되지 않자 2021년 시즌을 마친 뒤 사장, 단장, 감독을 전부 교체했다. 전통의 강팀, 타이거즈의 역사를 이어온 구단으로서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시점이었다. ‘외부인사’인 장정석 단장이 선임됐고, 그 뒤 오랜 프랜차이즈 스타인 김종국 감독이 차례로 선임됐다. 당시 인사는 구단의 아주 강력한 쇄신 의지의 상징이었다.
그렇게 함께 입성한 단장과 감독이 연쇄적으로 불명예스러운 의혹에 놓였다. 큰 맘 먹고 고민 끝에 영입했던 단장과 감독을 1년 사이에 해임과 직무정지 조치하게 되면서 KIA는 구단 이미지 추락에 대한 우려도 하지 않을 수가 없게 됐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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