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점 vs 보호… 열연강판 반덤핑 추진에 철강업계 `시끌`

이상현 2024. 1. 29.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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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나 일본 등에서 수입하는 열연강판에 대한 반덤핑(저렴한 수입 제품에 대해 관세를 붙여 국내 시장에서 비싸게 팔도록 하는 것) 제소 움직임이 감지되면서 철강업계에서 갑론을박이 거세지고 있다.

이 때문에 만약 수입 열연제품에 대해 반덤핑 관세가 부과되면 사실상 포스코 과점 시장이 되기 때문에 중간 가공 업체들이 가격 협상력을 상실하게 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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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 소재로 공급 의존도 높아
고로 보유한 포스코 독점 우려
열연제품 반덤핑 과세를 두고 철강업계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사진은 포스코의 냉간압연용 강. 포스코 제공

중국이나 일본 등에서 수입하는 열연강판에 대한 반덤핑(저렴한 수입 제품에 대해 관세를 붙여 국내 시장에서 비싸게 팔도록 하는 것) 제소 움직임이 감지되면서 철강업계에서 갑론을박이 거세지고 있다.

미국 등 다른 선진국처럼 제조업의 근간인 자국 철강산업을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과, 고로를 보유한 소수 기업만 이득을 볼 것이라는 논리가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29일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포스코가 수입산 열연강판에 대한 반덤핑 제소를 진행할 방침이라는 소문이 업계 전반에 퍼져있다"고 귀띔했다.

각종 철강제품을 만드는 기초 재료 격인 열연은 고로를 보유한 기업만 만들수 있는데, 국내에서 고로를 보유한 기업은 포스코와 현대제철 두 곳이다. 내수시장 점유율은 포스코가 80%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만약 수입 열연제품에 대해 반덤핑 관세가 부과되면 사실상 포스코 과점 시장이 되기 때문에 중간 가공 업체들이 가격 협상력을 상실하게 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수입 열연제품은 일반적으로 국산 대비 5~10% 가량 더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1월 마지막 주 열연 유통 가격은 톤당 86만원이었는데, 수입 열연의 가격은 82만원으로 톤당 4만원 더 저렴했다. 반덤핑 관세가 부과되면 수입산의 가격 경쟁력이 사실상 사라진다.

그는 "반덤핑 관세의 목적은 자국산업 보호에 있지만, 열연은 독점 품목이자 기초 소재"라며 "반덤핑 적용 시 독점기업만의 이익을 보존하게 되며, 소재를 사용하는 기업은 독점기업의 공급에 의존할 수 밖에 없게 된다"고 지적했다.

반면 저가 수입 철강 제품의 공세로 산업의 뿌리 격인 국내 철강산업의 경쟁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주장도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한국철강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철강재 수입량은 총 1554만9000톤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전년(1411만3000톤) 대비 10.2% 늘어난 수준이다. 이 가운데 중국 철강제품은 전체의 절반 이상인 872만5000톤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2022년 대비 30%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고로를 보유한 철강업체들은 저가 중국 철강제품 수입이 늘어나면서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고 주장한다. 작년 하반기 조선업계와 진행했던 후판가격 협상에서도 철강업계는 에너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에도 오히려 상반기 대비 가격을 톤당 3만원 인하한 90만원 중반 수준에서 계약한 바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덮어놓고 수입산은 무조건 나쁘다 생각하기 보단 산업 전체의 성장을 위한 방향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포스코 측은 이에 대해 아직 구체적으로 논의된 부분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상현기자 ishs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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