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추위에 샌들을?…치매노인 구해낸 시민의 ‘작은 관심’

박아영 기자 2024. 1. 29. 15:1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안양천 생태공원에서 한 할아버지를 봤는데요, 이 날씨에 샌들을 신고 있으시더라고요."

하지만 이를 눈여겨보고 제보한 한 시민 덕분에 길 잃은 치매노인이 가족들 곁으로 무사히 돌아갔다.

오 경위와 문 순경이 약 30분 동안 열심히 수색을 이어가던 중, 시민의 말처럼 샌들을 신고 걷고 있는 A씨(76)를 발견했다.

소지한 신분증을 토대로 신원 파악을 한 결과, A씨는 이날 오전 9시쯤 경기 광명에서 실종 신고가 접수된 치매 노인이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추운 날씨에 샌들 신은 노인 이상하게 여긴 시민이 경찰 제보
확인해보니 광명서 실종 신고 접수된 치매노인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안양천 생태공원에서 한 할아버지를 봤는데요, 이 날씨에 샌들을 신고 있으시더라고요.”

무심코 지나칠 수 있었던 장면. 하지만 이를 눈여겨보고 제보한 한 시민 덕분에 길 잃은 치매노인이 가족들 곁으로 무사히 돌아갔다.

28일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후 5시30분쯤 영등포구 문래동에서 한 시민이 지나가던 112 순찰차를 멈춰 세웠다.

그는 인근 안양천 생태공원에서 얇은 외투와 샌들을 신고 정처 없이 걷는 할아버지를 봤다며 “댁이 어디시냐”고 물었으나 답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혼자 집 밖을 나온 치매노인일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이 제보를 들은 문래지구대 소속 오권 경위(50)와 문형주 시보 순경(24)은 곧바로 순찰차에서 내렸다. 이어 전해 들은 인상착의를 토대로 공원 일대를 샅샅이 뒤지기 시작했다.

해가 지면서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던 상황. 노인이 더 멀리 가기 전에 빨리 찾아야만 했다. 이튿날 서울은 아침 최저 기온이 영하 10℃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보된 상태였다.

오 경위와 문 순경이 약 30분 동안 열심히 수색을 이어가던 중, 시민의 말처럼 샌들을 신고 걷고 있는 A씨(76)를 발견했다.

이들이 A씨에게 다가가 말을 걸자, A씨는 횡설수설 제대로 답변하지 못했다. 게다가 휴대전화도 가지고 있지 않았기에 오 경위와 문 순경은 A씨를 일단 지구대로 데려가 언 몸을 녹일 수 있게 했다.

소지한 신분증을 토대로 신원 파악을 한 결과, A씨는 이날 오전 9시쯤 경기 광명에서 실종 신고가 접수된 치매 노인이었다. 광명에서 안양천을 따라 몇 시간 동안 정처 없이 걷다가 발견된 것이다.

경찰은 A씨 가족에게 연락해 A씨를 안전하게 인계했다. 다행히 A씨의 건강에도 큰 문제는 없던 것으로 전해졌다.

오 경위는 주의 깊게 살펴보고 경찰에 제보해준 시민에게 감사를 전했다. 또 “주변에서 도움이 필요해 보이는 상황이 있다면 반드시 경찰에 알려달라”며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지만 어르신들이 무사히 귀가하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좋고 보람도 있다”고 말했다.

Copyright © 농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