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이재명 습격범 구속기소...'李 당선 땐 적화' 망상에 단독 범행

이현승 기자 2024. 1. 29.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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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지난 2일 부산 강서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왼쪽 목 부위를 칼로 찌른 김모(67)씨를 구속 기소했다.

김씨는 경제적 어려움과 건강 악화 등으로 고립된 상황에서 "총선에서 종북 세력이 의석수를 다수 확보하고 이 대표가 대통령이 되면 대한민국이 적화(赤化·공산주의에 물드는 것)된다"는 망상에 빠져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김씨가 특정 언론사 홈페이지에 이 대표에 대한 비난글을 게시한 것도 이번 범행과 무관한 사람이 쓴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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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떨어져 오랜기간 고립 생활
사업 안되고 주식 투자 실패...건강 악화
극단적 정치 성향에 몰두
“李 당선 땐 대한민국 적화” 범행 계획
檢 “배후 없었다” 결론

검찰이 지난 2일 부산 강서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왼쪽 목 부위를 칼로 찌른 김모(67)씨를 구속 기소했다. 범행 이후 계획을 도운 사람은 있었으나 준비·실행은 김씨 홀로 했고 배후 세력도 없었다.

김씨는 경제적 어려움과 건강 악화 등으로 고립된 상황에서 “총선에서 종북 세력이 의석수를 다수 확보하고 이 대표가 대통령이 되면 대한민국이 적화(赤化·공산주의에 물드는 것)된다”는 망상에 빠져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살해하려고 흉기를 휘두른 혐의(살인미수)로 구속된 피의자 김모씨가 10일 오전 부산 연제구 연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 뉴스1

29일 부산지방검찰청 특별수사팀(팀장 박상진 제1차장검사)은 김씨를 살인미수죄 및 공직선거법위반죄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김씨의 범행을 미리 공유받고 언론 등에 남기는 말을 전달 받아 가족에게 송부한 70대 남성은 살인미수방조죄 및 공직선거법위반방조죄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2005년부터 가족과 떨어져, 연고가 없는 충남 아산시에서 혼자 생활하면서 극단적인 정치 성향에 빠져 들었다. 2019년부터는 근무하던 공인중개소 영업이 부진하고 주식 투자로 인한 손실이 생긴 가운데 사무실 임대료 등 빚이 쌓였다. 심근경색으로 건강은 악화되고 이혼하는 등 궁지에 몰렸다.

그런 와중에 이 대표에 대해 “종북 세력을 주도하는 정치인”이란 생각에 사로잡혀 적대감을 가졌다. 그는 이번 총선에서 이 대표 주도로 종북세력이 의석수를 확보해 이 대표가 대통령이 되면 대한민국이 적화된다고 확신했다. 이 대표에 대한 형사 재판이 지연되자 ‘이 대표 살해만이 해결책’이란 생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김씨는 작년 4월 등산용 칼을 구입하며 이 대표 습격을 준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살상력을 높이기 위해 장기간 숫돌과 칼갈이에 갈아 날을 뾰족하게 만들고 손잡이 부분을 제거하기도 했다. 작년 9월부터는 사무실 인근 나무둥치의 사람 목 높이 정도 부분에 목도리를 고정해 칼로 찌르는 연습을 했다.

김씨는 민주당 홈페이지에서 이 대표 일정을 주기적으로 확인한 후 4차례 범행 시도를 했다. ▲작년 6월 부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반대 규탄대회 ▲같은해 7월 서울 중구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 규탄대회 ▲12월 부산 전세사기 피해자 현장간담회 ▲12월 서울 용산구 길 위에 김대중 VIP 시사회에 칼을 소지하고 참석했으나 실패했다.

범행 전날 봉하마을에서도 범행 기회를 노렸으나 실패했고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판단으로 부산 가덕도로 이동했다.

부산지검은 수사 결과 70대 남성을 제외한 추가 공범이나 배후는 없었다고 결론 내렸다. 김씨 가족과 지인 등 117명에 대한 조사와 범행영상 분석, 추가 DNA 감식, 금융계좌 추적, 통합 심리분석 등을 진행했다. 범행 전날 김씨를 가덕도 인근 모텔로 데려다준 차량 운전자는 호의로 태워준 것일뿐 김씨와 아무 연관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에 대한 10년간 계좌거래내역, 가족들 명의 계좌거래내역을 모두 확인했으나 범행과 관련된 것으로 의심되는 자금은 없었다. 김씨가 특정 언론사 홈페이지에 이 대표에 대한 비난글을 게시한 것도 이번 범행과 무관한 사람이 쓴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의 거짓말 탐지기 검사에서 ‘범행을 시킨 사람은 없다’는 진술에 진실 반응이 나왔다.

김씨는 2일 부산 강서구 소재 대항전망대에서 이 대표의 왼쪽 목 부위를 길이 18㎝ 칼로 찔렀다. 이 대표는 길이 1.4㎝, 깊이 2~2.5㎝ 상처를 입고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돼 혈관재건술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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