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기습 가담' 의혹에…11개국 유엔 팔레스타인 지원 잠정중단

김성식 기자 정윤영 기자 2024. 1. 29.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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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지난해 10월 이스라엘 기습에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 직원들이 가담했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11개국이 이 기구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했다.

UNRWA 직원 12명이 지난해 10월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에 가담했다는 의혹은 26일 이스라엘 당국에 의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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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공여국 美·獨 도 지원 중단…"해결방안 나올때까지 보류"
유엔총장 "연루직원 9명 해고"… UNRWA "전체 제재해선 안돼"
지난해 11월 가자지구 남부의 라파 난민캠프에 있는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기구(UNRWA) 배급센터에서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밀가루 포대를 수령해가는 모습. 2023.11.22 ⓒ AFP=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정윤영 기자 =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지난해 10월 이스라엘 기습에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 직원들이 가담했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11개국이 이 기구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했다. 직원 12명의 연루 사실을 확인한 UNRWA는 문제의 직원들을 즉시 해고했지만 주요국들의 결정 번복을 끌어내기엔 역부족이었다.

AFP 통신에 따르면 29일 기준 UNRWA 공여금 지출을 중단한 국가는 모두 11개국으로 늘어났다. 지난 26일 미국과 호주, 캐나다를 시작으로 이튿날 영국,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스위스, 핀란드가 자금줄을 끊었다. 28일과 29일에는 각각 프랑스와 일본이 지원 중단 행렬에 동참했다.

각국은 성명을 통해 일제히 UNRWA 직원들의 일탈 행위를 규탄했다. 미 국무부는 성명을 통해 이번 의혹이 제기된 데 대해 매우 우려한다며,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동안 UNRWA에 대한 추가 자금 지원을 일시적으로 중단한다고 밝혔다. 미국과 함께 최대 공여국인 독일도 다른 공여국과 합의해 당분간 지원 승인을 보류했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28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UNRWA에 대한 각국의 지원 중단을 촉구했다. 또한 가자지구 교전이 종료되면 이슬람 무장세력들과 연계된 UNRWA를 "진정한 평화와 개발에 전념하는 기관으로 개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정부의 일론 레비 대변인은 로이터에 아직 기밀 해제되지 않은 부분이 많아 UNRWA 직원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자국 기습에 가담했는지 설명하기 어렵지만, 이와 관련한 이스라엘 정부 차원의 브리핑이 이번주 후반 예정돼 있다고 전했다.

개전 이후 팔레스타인 민간인 피해 급증으로 이스라엘과 각을 세워왔던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자세를 한껏 낮추면서 책임자 처벌을 약속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28일 성명을 내고 연루 직원 12명 중 9명을 해고했고 1명은 사망했으며 나머지 2명의 신원을 확인 중이라며 "테러 행위에 연루된 직원은 형사 기소를 포함한 책임을 지게 된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필립 라자리니 UNRWA 집행위원장도 이스라엘 당국으로부터 연루 혐의를 받고 있는 직원들의 명단을 받았다면서 자체 진상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라자리니 집행위원장은 "전쟁 상황에서 일부 개인의 범죄 혐의 때문에 지역 사회 전체를 제재하는 것은 대단히 무책임한 일"이라며 지원 중단을 재고할 것을 각국에 호소했다.

1949년 설립된 UNRWA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요르단강 서안지구, 요르단, 레바논, 시리아 등지에서 교육, 의료 및 인도주의적 구호 활동을 벌여왔다. 직원 1만3000여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대부분은 팔레스타인 난민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마스 기습 이후 가자지구를 상대로 한 이스라엘의 군사 보복이 3개월 넘게 이어지면서 UNRWA에 대한 현지 주민의 의존도는 더욱 커진 실정이다.

UNRWA 직원 12명이 지난해 10월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에 가담했다는 의혹은 26일 이스라엘 당국에 의해 제기됐다. 당국은 연루 직원 12명에 대한 명단을 유엔과 미국에 공유했다고 밝히면서도 이들의 자세한 혐의에 대해선 함구했다. 이스라엘은 수년간 UNRWA을 상대로 하마스 지원에 앞장섰다고 비판해왔다.

공교롭게도 연루 의혹이 제기된 날 국제사법재판소(ICJ)는 이스라엘을 상대로 가자지구에서의 제노사이드(집단학살)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즉각적인 취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를 빌미로 하마스 대변인 사미 아부 주리는 "이스라엘이 UNRWA를 비난하는 것은 ICJ 판결에 대한 도전"이라며 역공에 나섰다.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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