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전 D-2…클린스만, 전임자와 달라서 손해 본다?

이수진 기자 2024. 1. 29.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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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스만-벤투가 다른 점 세 가지
■ 방송 : JTBC 유튜브 라이브 〈뉴스들어가혁〉 (평일 오전 8시 JTBC News 유튜브)
■ 진행 : 이가혁 기자 / 대담 : 이수진 기자
■ 자세한 내용은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인용 시: JTBC 유튜브 라이브 〈뉴스들어가혁〉)

◇ 이가혁〉 인물탐구해봤수진 시간입니다. 이번에 준비한 인물은, 클린스만 감독이라고요.

◆ 이수진〉 네, 그렇습니다. 많은 분들이 클린스만 감독을 이해할 수 없어서 스트레스를 받고 계신 것 같아요. 말레이시아전 이후에 클린스만 감독이 상당히 입길에 많이 오르내리고 있는데요. 상당히 독특한 캐릭터예요.

◇ 이가혁〉 벤투 감독과 다른 점을 세가지로 비교해봤다고요?

◆ 이수진〉 오늘 새벽에 벤투 감독이 이끄는 아랍에미리트랑 타지키스탄이 16강에서 만나서 아랍에미리트가 떨어졌거든요. 경기 결과가 좋지 않으면 감독들이 비판을 받는 건 자주 있는 현상이기는 한데요, 클린스만 감독은 왜 이렇게 특히 욕을 먹을까? 라는 게 궁금했는데요. 저는 큰 이유 중 하나가 "이전 감독인 벤투 감독과 달라서" 인 것 같습니다.

첫 번째가 화법인데요.
벤투 감독은 일단 '빌드업 축구를 한다'라는 일관성이 있었고, 월드컵 직전까지 이강인을 기용하지 않으면서 팬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었지만 어쨌든 벤투 감독이 내뱉는 메시지가 '감독으로서의 메시지'였거든요. 이번에 UAE 감독으로서 받은 질문이 "UAE가 우승할 것 같냐"였어요. 그때 벤투 감독은 "팬들이 우승을 바라는 건 내가 어찌할 수 는 없지만, 우리가 우승을 자주한 팀은 아니다. 하지만 우승 못하더라도 최선을 다해서 최상의 경기력을 보여주겠다"고 했어요. 감독이라는 자리가 어떤 말을 하든 여러 각도로 해석이 될 수 있는 자리기 때문에, 굉장히 신중하게 메시지 관리는 했던 거죠. 제 기억으로는, 인터뷰하면서 별로 웃은 걸 본 적이 없어요.

반면 클린스만 감독은 독특한 화법을 구사하면서 메시지 관리가 잘 안 되고 있는데요. 이번에도 말레이시아전이 끝나고 기자회견을 하는데, 시작하자마자 첫마디가 "흥미진진했어요"라고 하잖아요. 경기에서 졌는데 '흥미진진하다?'라고 말하는 건 감독이 아니죠. 이건 ESPN의 해설자가 할 수 있는 말인 거죠. 재택근무 논란이 있었을 때도 한 달 만에 한국에 들어와서 "여러분이 오라고 해서 왔습니다."라고 하잖아요. 이것도 감독으로서 불필요한 논쟁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화법이기는 하죠.

◇ 이가혁〉 생각해보니 그렇네요. 클린스만 감독의 독특한 화법, 이걸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 이수진〉 클린스만의 경험을 비추어봤을 때 '아 이럴 수도 있겠구나'하는 포인트가 있는데요. 일단 클린스만 감독은 40년 동안 스타로 산 사람이에요. 워낙 천재 공격수였고, 30년 가까이 선수생활을 하면서 언론을 많이 경험해본 스타 중의 스타거든요. 8살 때 아마추어 축구 팀에서 1년 동안 100골 넘게 넣었고요, 한 경기에서 16골을 터뜨린 적 있을 정도로 일 평생을 천재로 살아온 선수였죠.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어요. 1990년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와 독일이 결승전을 치르는데 여기 클린스만 감독이 독일 대표팀 선수로 출전을 한 거죠. 클린스만은 파울을 당해 넘어졌는데요. 상대 팀에는 레드카드가 주어졌고 경기가 비교적 쉽게 풀리면서 독일이 우승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넘어질 때 오버 액션을 했다는 비판이 이어지면서 '클린스만 다이빙'이란 말까지 생겼던 거예요.

시간이 지나서 1994년에 클린스만이 토트넘에 가게 되었는데, 잉글랜드 사람들이 '다이버 클린스만'을 달가워하지 않았대요. "내가 클린스만을 싫어하는 이유" 이런 제목의 기사가 쏟아져요. 그런데 몇 주 후.. 클린스만이 너무 잘하니까 여론이 180도 반전된 거죠. 이때 다 합쳐서 30골을 넣었으니까 진짜 잘하긴 잘했거든요? 같은 기자가 두 달 만에 이런 기사를 씁니다. "내가 클린스만을 사랑하는 이유".

◇ 이가혁〉 진짜 분위기가 확 바뀌기는 했네요.

◆ 이수진〉 그러니까요. 사실 클린스만이 장점도 굉장히 많거든요. 축구를 잘하고 성적을 내니까 영국 언론들이 그런 장점도 알아봐주기 시작합니다. 축구도 잘하고 독일인인데 영어도 잘하고, 이탈리아어도 잘하고, 농담도 잘하고 기부도 많이 하네! 심지어 금발에 잘생겼어! 역시 황금 폭격기! 어머, 차도 폭스바겐을 타네! 별의별 것들에 찬사가 쏟아져요. (그리고 사실 클린스만 감독 영상을 보고 있으면 상당히 해맑고 귀여운 캐릭터기는 하거든요.. )
그러다 보니까 클린스만 감독의 마음 속에 이런 게 있는 게 아닐까 싶어요. 지금 나를 욕해도...잘하면 금방 사라질 것들이다.. 심각하지 않은 거죠.

◇ 이가혁〉 그리고 비판 받는 지점 중 하나가 재택근무잖아요.

◆ 이수진〉 벤투 감독 같은 경우에는 파주NFC랑 가까운 일산 벨로시티 살면서 동네 주민들하고도 친하게 지내고 그랬잖아요. 벤투 감독은 신기할 정도로 한국에 머물렀는데, 클린스만 감독은 그것과 너무 비교되는 겁니다.

2004년 독일 축구 대표팀 감독을 할 때, 이때도 문제가 됐던 건 바로 '재택근무'였는데요. 바이에른 뮌헨의 회네스라는 매니저가 "감독이 현장에 와서 경기를 봐야지…. 캘리포니아 집에서 ESPN을 통해 보면 안 된다", "주소를 옮겨라!"라고 공개적으로 비판했습니다.

여기에 클린스만 감독은 이렇게 답합니다. "나는 캘리포니아에서 열심히 하고 있어. 심지어 나는 새벽 6시 반에 일을 시작하고 매일 우리의 목표만 생각하기 때문에 이사 갈 필요를 못 느끼겠어"

클린스만 감독이 재택근무 이슈가 없었던 때가 미국 대표팀 감독을 할 때였는데요. 클린스만 감독 집이 미국 캘리포니아라서 그렇습니다.

◇ 이가혁〉 벤투 감독이 빌드업 축구를 했다면, 클린스만 감독은 해줘 축구, 방임 축구를 한다…. 이런 비판도 많잖아요?

◆ 이수진〉 이 부분은 제가 축구전문 기자인 오광춘 기자에게 자문을 구했는데요. 보통 감독 스타일이 선수 때 포지션의 영향을 안 받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벤투 감독은 수비형 미드필더 출신인데요. 그러다 보니까 조직력, 시스템 이런 부분에 더 방점을 둔다면…. 공격수 출신들은 창의력 개성 이런 걸 더 존중해서 개인기에 더 방점을 두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비율로 따지면…. 공격수 출신 감독보다 수비수나 미드필더 출신의 감독들이 더 조직 운영을 잘한다고 하더라고요.

◇ 이가혁〉 생각해보니 그런 경향이 좀 있네요.

◆ 이수진〉클린스만 감독의 장점 중의 하나가, 그래도 스타일이 뚜렷하고 일관성이 있다는 건데요. 아시안컵이 자신의 시험대다, 이렇게 여러 번 이야기했어요. 이번 주 수요일 새벽 1시에 16강전이 치러지니까, 그 경기를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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