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설 연휴에도 해외로, 해외로
코로나19로 침체됐던 항공 여객이 올해 완전히 정상화된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설 연휴를 맞아 해외로 떠나려는 수요가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설 연휴 인천국제공항 일평균 이용객(출국·입국) 수가 역대 명절 중 최대를 기록할지 주목된다. 기존 기록은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이었던 2019년 설 명절(2월1~7일 설 연휴별 교통대책 기간)의 20만2060명이다.
이미 지난 14일 인천공항 하루 이용객은 4년 만에 20만명을 넘어섰다. 엔데믹(풍토병화) 시대가 본격화함에 따라 억눌렸던 여행 수요가 폭증하고 항공 공급이 꾸준히 늘어난 결과다.
하나투어에선 설 연휴 직전일인 2월8일부터 12일까지 해외여행 예약이 전년 대비(지난해 1월20~24일) 90% 증가했다. 국가별로는 베트남이 27%를 1위를 차지했고 일본(24%)이 뒤를 이었다. 연휴가 짧은 만큼 가까운 여행지 선호 현상이 두드러졌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여행 수요가 폭증한 이후 항공 좌석이 부족했지만 지난해 연말부터 공급이 증가하면서 균형을 되찾았다”며 “동남아와 일본 지역 공급이 크게 증가하면서 이용객도 늘었다”고 말했다.
세계적 디지털 여행플랫폼 아고다가 다음달 9~10일 체크인하는 2박 이상의 숙박 예약 데이터(지난 15일 기준)를 살펴보니, 해외로 가장 많이 떠나는 여행객은 한국인으로 나타났다. 인기 여행지는 일본, 베트남, 태국, 대만, 필리핀 순이었다. 도시로는 일본 도쿄, 오사카, 대만 타이페이, 태국 방콕, 일본 후쿠오카였다.
이렇다 보니 한겨울에도 휴양지에서 입는 의류가 잘 팔린다. 카카오스타일이 운영하는 스타일 커머스 플랫폼 지그재그에선 이달 1∼24일 ‘휴양지룩’ 거래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8% 급증했다. 비치 원피스 거래액이 78% 증가한 것을 비롯해 래시가드는 72%, 수영복은 54%, 비키니는 25% 늘었다. 이 기간 수영복 검색량은 29만건으로 검색어 순위 6위를 차지했다. 카카오스타일은 “설 연휴를 앞두고 해외여행 수요가 급증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전세계 항공사 모임인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올해 항공 여객 수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45억명을 넘어 사상 최대인 약 47억명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올해 인천공항 국제선 이용객을 2019년의 96~101%(6750만~7100만명) 수준으로 전망했다. 공사 관계자는 “회복 속도가 더딘 중국 노선이 얼마만큼 회복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설 연휴를 포함한 겨울 성수기 여행객이 몰리면서 공항 주차장이 혼잡해 항공기 탑승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며 대중교통 이용을 권장하고 있다.
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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