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핵심기술 중국 넘긴 친동생 징역 10년 받자…형 시켜 범행 계속

배수아 기자 2024. 1. 29.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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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핵심기술인 '반도체 세정장비 기술'을 중국에 유출한 혐의로 구속돼 현재 재판 중인 세메스 전 연구원이 친형을 동원해 기술유출 범행을 계속 이어간 사실을 검찰이 밝혀냈다.

29일 수원지검 방위사업 산업기술범죄수사부(부장검사 안동건)는 지난 9일 항소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상고심 재판 중인 세메스 전 연구원 A씨(48·남)의 친형 B씨, 중국영업 총괄 등 총 4명을 구속해 재판에 넘겼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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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지검, 60억원대 기술 유출한 친형 등 4명 구속 기소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검찰청의 모습. 2022.6.28/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수원=뉴스1) 배수아 기자 = 국가핵심기술인 '반도체 세정장비 기술'을 중국에 유출한 혐의로 구속돼 현재 재판 중인 세메스 전 연구원이 친형을 동원해 기술유출 범행을 계속 이어간 사실을 검찰이 밝혀냈다.

29일 수원지검 방위사업 산업기술범죄수사부(부장검사 안동건)는 지난 9일 항소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상고심 재판 중인 세메스 전 연구원 A씨(48·남)의 친형 B씨, 중국영업 총괄 등 총 4명을 구속해 재판에 넘겼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범행에 적극 가담한 해당 회사의 설계총괄자 등 3명을 불구속 기소하고, 해당 회사를 포함한 2개 회사도 불구속 기소했다. 중국으로 선적 직전인 21억원 상당의 세정장비도 압수했다.

세메스 전 연구원 A씨는 세메스를 그만두고 지난 2019년 다른 회사를 설립했다. 이어 2021년 6월 세메스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초임계 반도체 세정장비' 핵심 도면을 취득해 브로커를 통해 중국에 유출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초임계 세정장비'란 초임계(액체와 기체를 구분할 수 없는 상태) 이산화탄소로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발생한 표면의 오염물을 정밀하게 제거하는 장비다. 세메스가 수천억원을 투자해 개발한 독보적 장비기술로 한 대당 50억원 상당으로 알려졌다. 이 기술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지정한 국가핵심기술이다.

A씨는 함께 기소된 세메스 전 연구원과 공모해 2021년 5∼7월 세메스가 일본에 이어 세계 2번째로 개발한 '매엽식 인산 세정장비 기술정보'를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 내부 직원들에게 누설한 혐의도 받는다.

인산 세정장비는 인산약액을 이용해 반도체 웨이퍼를 1개씩 세정하는 장비다.

이와 관련해 계속 수사를 벌이던 검찰은 지난해 7월 해당 회사의 추가 범행을 제보받고 A씨의 사무실과 주거지를 대상으로 강제수사를 벌였다.

B씨는 친동생 A씨가 구속돼 재판 중인 상황에도 중국회사에서 친동생 회사의 장비를 재차 요구하자 동생 회사의 설계정보를 부정 사용하고 장비를 설계·수출한 혐의를 받는다.

이를 위해 그는 자신이 대표로 있는 회사로 세메스의 설계자료를 옮겼다. 이 과정에서 설계파일을 그대로 복사할 경우 파일정보가 남을 것을 우려해 B씨는 4개월에 걸쳐 설계파일을 일일이 출력해 다시 설계파일을 만드는 치밀함도 보였다.

검찰이 압수수색을 벌이자 그는 해당 장비의 국내 제작을 포기하고 부품을 쪼개 중국으로 수출한 후 현지에서 조립·제작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품을 쪼개 수출하면 장비 수출기록이 남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해 검찰 수사를 피하기 위한 방법이었다.

이후 A씨가 설계한 기존 장비의 외관을 변경하는 수법으로 중국으로 기술유출 범행을 계속 이어나가 34억원을 불법 취득했다. 그는 또 검찰의 추징보전에 대비해 수출대금 14억원 중 12억원을 A씨의 배우자 계좌에 은닉한 혐의도 받는다.

아울러 B씨 등은 중국회사와 공모해 핵심기술을 중국에 통째로 넘기기로 계획하고 중국 현지 법인을 설립해 사무실까지 마련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해당 범행을 지속하는 중에도 친동생의 재판에서 "재범하지 않을 것을 다짐하고 반성한다"며 선처를 호소하는 등 법원을 기만했다.

검찰은 "해당 기술이 중국에 그대로 유출돼 동일 장비가 대량 생산될 경우 세메스 수주가 1%만 감소해도 연간 1조원 상당의 손해가 발생한다"면서 "피해기업과 국가의 경제안보를 위협하는 산업기술 유출범죄에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sualuv@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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