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윤찬과 손잡은 애플… ‘클래식’ 스트리밍 시장 공략 나선다

윤진우 기자 2024. 1. 29.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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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세계 최대 규모 ‘클래식 음악 앱’ 국내 출시
피아니스트 임윤찬·손열음·조성진과 협업
교향악단 협주곡 등 전 세계 500만 희귀 음원 제공
아티스트 소개부터 협연 정보까지… 초심자도 쉬운 서비스
임윤찬 “세계 최고 수준 음질·방대한 음악 카탈로그”

“2022년, 반 클라이번 콩쿠르 결선을 보던 청중은 클래식계에 거대한 별이 떠올랐음을 직감했습니다. 임윤찬은 이 콩쿠르에서 18살의 나이로 최연소 우승을 차지하며 단숨에 국제적 피아니스트로 부상했습니다. 임윤찬의 연주는 초월적입니다. 작품에서 밀고 당길 부분을 본능적으로 포착하되 그 완급을 자연스럽게 살려냅니다. 임윤찬의 변화무쌍한 색채는 ‘Liszt: Transcendental Etudes (Live from the Cliburn)’(2023)에서 잘 드러납니다.”

애플이 지난 24일 서비스를 시작한 세계 최대 규모 클래식 음악 앱(애플리케이션) ‘애플 뮤직 클래시컬’에 있는 피아니스트 임윤찬에 대한 소개 글이다. 애플은 연주를 넘어 임윤찬의 삶에 대해서도 평가한다. “그의 겸손함, 그리고 음악 너머 우주를 보는 삶의 태도가 많은 이들의 가슴을 울린다” “명성보다 음악적 기쁨을 우선하는 임윤찬의 순수함은 음악을 사랑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커다란 질문을 던진다” 등이 대표적이다.

애플이 29일 서울 중구 ‘애플 명동’에서 애플 뮤직 클래시컬 출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비주류, 틈새시장으로 꼽히는 클래식 음원 스트리밍 시장에 진출하는 배경을 설명하는 자리다. 조나단 그루버 애플 뮤직 클래시컬 총괄은 “애플 뮤직 클래시컬은 전 세계 500만곡 이상의 클래식이 수록된 세계 최대 규모 클래식 음악 앱”이라며 “섬세하고 검색, 직관적이고 찾기 편한 추천 등 클래식 음악을 위해 맞춤 설계된 기능이 모두 들어갔다”라고 했다. 그는 “애플은 피아니스트 임윤찬, 손열음, 조성진 등을 애플 뮤직 클래시컬의 협업 아티스트 선정했다”라며 “아티스트들이 직접 선정한 플레이리스트와 독점 음원을 통해 클래식의 세계를 즐겼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 희귀 클래식 음원·교향악단 협주곡 등 독점 공급

전 세계 음원 시장은 이미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넘어간 상태다. 유명 가수들이 CD 등 앨범 대신 스트리밍용 디지털 음원을 내놓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세계 1위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의 월간활성이용자(MAU)는 6억명에 달한다. 국내에서는 멜론, 지니, 벅스, 플로, 바이브 등이 경쟁하고 있다. 국내 1위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멜론의 MAU는 630만명이다.

반면 클래식은 음원 스트리밍 시장에서는 비주류로 꼽힌다. 미국 음악 산업 조사기관 루미네이트에 따르면 클래식 장르 점유율은 전체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의 0.9%에 불과하다. 국내 시장도 비슷하다. 지니의 통계를 보면 같은 기간 클래식 점유율은 4.4%에 그쳤다. 이는 클래식을 찾는 이들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기존 클래식 애호가들은 스트리밍 대신 아날로그 음반을 고집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애플이 24일 서울 중구 애플 명동에서 세계 최대 규모 클래식 음악 앱 애플 뮤직 클래시컬 기자간담회를 진행하는 모습. 이날 간담회에는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참석해 연주회를 진행했다. /윤진우 기자

이런 상황에서 애플은 비주류이자 틈새 시장으로 꼽히는 클래식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애플의 전략은 명확하다. 구하기 힘든 희귀 클래식 음원과 예술의전당, 롯데콘서트홀 등 다양한 협업 기관과 함께 만든 연주 음원을 독점으로 공급해 클래식 초심자와 애호가를 동시에 잡겠다는 전략이다.

◇ 아티스트 소개 내세워 초심자 문턱 낮춰… 클래식 업계 기대감

애플은 클래식에 생소한 초심자를 위해 아티스트와 작곡가, 곡에 대한 소개를 전면에 내세웠다. 클래식에 대한 정보를 알기 쉽게 제공해 클래식 문턱을 낮춘 것이다. 실제 애플 뮤직 클래시컬에서 임윤찬을 검색할 경우 아티스트 소개와 함께 앨범 소개, 자주 협연하는 아티스트(광주시립교향악단, 지휘자 홍석원) 등의 정보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클래식 애호가를 위한 세부 메뉴도 눈에 띈다. 메뉴 하단에 있는 ‘둘러보기’에 들어가면 작곡가, 시대, 장르, 지휘자, 오케스트라, 앙상블 등 카탈로그별 검색을 제공한다. 또 피아노, 오르간, 첼로, 비올라 등 악기별 음원도 별도로 찾을 수 있다. 아날로그 음반에 버금가는 고음질을 자랑한다. 수천 개의 레코딩을 몰입감 넘치는 공간 음향과 최고 음질(최대 192㎑(킬로헤르츠), 24비트 고해상도 무손실)로 제공한다는 게 애플 측 설명이다.

애플은 스트리밍 시장이 포화상태에 접어든 상황에서 클래식 시장은 여전히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상대적으로 구매력이 강한 클래식 애호가들이 고품질 희귀 음원을 위해 기존 아날로그 서비스와 함께 클래식 스트리밍도 이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애플이 클래식 스트리밍 시장에서 뛰어든 것에 대해 클래식 업계는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특별 연주회에 나선 임윤찬은 “애플 뮤직 클래시컬은 이 세상의 수많은 음악 중 미처 존재하는지조차 몰랐던 숨겨진 음반으로 나를 이끌어준다”라며 “세계 최고 수준의 음질과 방대한 음악 카탈로그를 갖고 있는 애플 뮤직 클래시컬과 함께 제 음악적 꿈을 공유할 수 있게 돼 매우 자랑스럽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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