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현장] "도하에서 더 있다 와!'...인니 역사 쓴 신태용 감독, 韓 취재진 향해 인사

신동훈 기자 2024. 1. 29.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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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역사 쓴 신태용 감독의 마지막 한 마디
"도하에서 더 있다가 와!'
사진=인터풋볼 신동훈 기자
사진=게티이미지

[인터풋볼=신동훈 기자(도하)] "도하에서 더 있다 와!" 카타르를 떠나는 신태용 감독의 마지막 한 마디였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 대표팀(피파랭킹 146위)은 오후 8시 30분(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호주(피파랭킹 25위)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전에서 0-4로 패했다. 호주는 8강에 올랐고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과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의 사우디아라비아 대결 승자와 8강에서 맞붙게 됐다.

압도적인 인도네시아의 분위기 속에서 엘킨 바고트의 자책골이 나오면서 0-1로 끌려갔다. 저스틴 후브너와 이바르 제너가 분투를 하면서 공격을 이어갔는데 마무리가 안 됐다. 파이널 서드에서 정확성이 매우 아쉬웠다. 전반 종료 직전 마틴 보일의 골이 나오면서 호주가 2-0으로 앞서갔다. 인도네시아는 분위기를 주도하고도 실점을 해 아쉬움을 남겼다.

인도네시아는 후반전에도 분투를 했지만 이렇다할 공격 기회도 만들지 못했다. 호주가 후반 44분 사실상 쐐기골을 넣었다. 앳킨슨이 올려준 걸 잭슨 어빈이 헤더로 연결했는데 에르난도 아리가 쳐냈다. 이어지는 세컨드볼을 굿윈이 마무리를 했다. 크레이그 굿윈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호우 세리머니를 하면서 골을 자축했다. 후반 추가시간 1분 호주 프리킥 상황에서 2m가 넘는 센터백 해리 사우터 헤더 득점이 나오면서 4-0이 됐다. 경기는 호주의 4-0 대승으로 끝이 났다.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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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의 도전은 여기서 끝이 났다. 인도네시아는 아시안컵 본선에 총 4번 올랐는데 모두 조별리그에서 탈락을 했다. 최근 3개 대회에선 아예 나오지도 못했다. 2007년 이후 17년 만에 본선행인데 개최국 자격이었을 때를 제외하면 20년 만이었다. 이라크, 일본에 패했지만 베트남을 잡으면서 사상 처음으로 16강에 올라왔다.

'난놈'이라 불리는 신태용 감독의 기운이 이번 아시안컵에서도 통했다. 신태용 감독을 가장 잘 수식하는 별명인 난놈은 선수 시절 때부터 붙었다. 일화 천마 팀에서 12년간 뛰면서 K리그 우승만 6회를 했고 FA컵 우승 1회, 리그컵 우승 3회, 아시안 클럽 챔피언십 우승 1회 등 수많은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시즌 최우수선수(MVP) 1회, 시즌 베스트 일레븐 9회를 해내며 K리그 역사상 입지전적인 인물로 남았다.

지도자 생활도 성공적이었다. 친정인 성남 일화 천마를 이끌며 FA컵 우승과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해냈다. 대한민국 대표팀 코치로 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을 보좌했다. 이후 한국 23세 이하 팀, 20세 이하 팀을 맡아 성적을 냈고 슈틸리케 감독 경질 후 한국 정식 사령탑이 돼 2018 러시아 월드컵을 치렀다. 스웨덴, 멕시코와 경기에서 부진했지만 독일을 잡는 기염을 토하면서 한국 축구 역사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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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인도네시아로 갔다. 20세 이하, 23세 이하 팀도 맡으면서 체계적 시스템을 도입했고 젊은 선수들을 적극 육성하며 인도네시아를 강하게 만들었다. 여러 대회에서 성과를 냈고 이번 아시안컵 본선에서 사상 첫 16강 진출이라는 업적을 일궈냈다. '난놈'의 역사는 인도네시아에서도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비록 16강에서 도전은 멈추긴 했어도 신태용 감독은 박수를 받기 충분했다.

대패를 당했지만 기자회견에서 "호주를 상대로 강한 압박과 공격적인 축구를 한 이유는?", "인도네시아를 포함해 동남아시아 축구가 발전하고 있는데 생각은?", "인도네시아 축구에 발전을 이끌어줘 감사하다" 등의 질문이 나왔다. 신태용 감독도 "경기력은 이번 대회에서 가장 좋았다. 어리고 경험이 없고 마무리가 안 돼 아쉽지만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낸다"고 답했다.

사진=인터풋볼 신동훈 기자

기자회견 종료 후 신태용 감독은 한국 취재진을 향해 일일이 악수를 청하며 "도하에서 더 있다가 와"라고 했다. 대회 내내 신태용 감독은 국내 취재진을 챙겼고 편하게 대화하며 덕담까지 해 훈훈함을 느끼게 했다. 믹스트존에서도 국내 취재진과 짧은 대화를 나눴는데 "숙소 연장은 했어? 도하에서 잘 즐기다 와"라고 이야기했다.

이후 인도네시아 취재진은 신태용 감독에게 감사를 전했고 같이 셀카를 찍었다. 0-4 대패라는 결과만 놓고 보면 분명 실망스러우나 인도네시아를 본선에 올리고 16강까지 이끈 공로는 비판하기 어려웠다. 인도네시아 취재진은 모두 밝은 얼굴로 경기장을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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