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벤투 분노 유발했던 날것의 타지키스탄, 정신이 육체 지배한 돌풍

이성필 기자 2024. 1. 29.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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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가장 매력적인 팀을 고르라면 단연 중앙아시아의 숨은 복병 타지키스탄이다.

타지키스탄은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키르기스스탄에 눌려 아시안컵 본선 진출은 꿈도 꾸지 못했다.

아시안컵 예선에서 키르기스스탄, 싱가포르, 미얀마와 묶였던 타지키스탄은 2승1무, 승점 7점으로 키르기스스탄과 동률이었지만, 골득실에서 앞서 사상 처음으로 본선에 올랐다.

2026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도 참가 중인 타지키스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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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지키스탄이 UAE에 승부차기로 승리하며 2023 카타르 아시안컵 8강에 진출했다. ⓒ연합뉴스/AP/REUTERS
▲ 타지키스탄이 UAE에 승부차기로 승리하며 2023 카타르 아시안컵 8강에 진출했다. ⓒ연합뉴스/AP/REUTERS
▲ 타지키스탄이 UAE에 승부차기로 승리하며 2023 카타르 아시안컵 8강에 진출했다. ⓒ연합뉴스/AP/REUTERS
▲ 타지키스탄이 UAE에 승부차기로 승리하며 2023 카타르 아시안컵 8강에 진출했다. ⓒ연합뉴스/AP/REUTERS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2023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가장 매력적인 팀을 고르라면 단연 중앙아시아의 숨은 복병 타지키스탄이다.

타지키스탄은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키르기스스탄에 눌려 아시안컵 본선 진출은 꿈도 꾸지 못했다. 카자흐스탄이 유럽축구연맹(UEFA) 소속인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아시안컵 예선에서 키르기스스탄, 싱가포르, 미얀마와 묶였던 타지키스탄은 2승1무, 승점 7점으로 키르기스스탄과 동률이었지만, 골득실에서 앞서 사상 처음으로 본선에 올랐다.

대회 준비도 다양하게 했다. 싱가포르, 홍콩 등과 평가전을 거쳤고 메르데카컵에도 출전해 동남아시아 팀도 경험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도 참가 중인 타지키스탄이다. G조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요르단, 파키스탄과 묶여 있다. 요르단에 1-1로 비기고 파키스탄을 6-1로 꺾어 1승1무(승점 4점)로 2위를 달리는 중이다. 조 2위까지 3차 예선 직행과 함께 2027 사우디아라비아 아시안컵 본선 직행권까지 주어진다.

그런 점에서 이번 대회 활약은 눈부심 그 자체다. 중국과의 첫 경기에서는 0-0으로 비겼다. 중국의 공격을 많이 뛰며 봉쇄하는 전략을 내세웠고 통했다. 중국이 코너킥에서 넣었다고 좋아했던 골은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았다.

카타르전에서도 0-1로 패했지만, 경기력은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카타르가 위기에 몰릴 정도로 쉽지 않은 경기였다. 카타르보다 더 많이 뛰며 기회를 엿봤다. 후반 36분 아마도니 카몰로프의 퇴장으로 수적 어려움이 있었지만, 역시 10명이 활동량으로 방어했다.

▲ 타지키스탄의 돌풍은 예사롭지 않다. 파울루 벤투 UAE 감독은 물병을 걷어 차버리며 분노했다. ⓒ연합뉴스/AFP/AP/REUTERS
▲ 타지키스탄의 돌풍은 예사롭지 않다. 파울루 벤투 UAE 감독은 물병을 걷어 차버리며 분노했다. ⓒ연합뉴스/AFP/AP/REUTERS
▲ 타지키스탄의 돌풍은 예사롭지 않다. 파울루 벤투 UAE 감독은 물병을 걷어 차버리며 분노했다. ⓒ연합뉴스/AFP/AP/REUTERS
▲ 타지키스탄의 돌풍은 예사롭지 않다. 파울루 벤투 UAE 감독은 물병을 걷어 차버리며 분노했다. ⓒ연합뉴스/AFP/AP/REUTERS
▲ 타지키스탄의 돌풍은 예사롭지 않다. 파울루 벤투 UAE 감독은 물병을 걷어 차버리며 분노했다. ⓒ연합뉴스/AFP/AP/REUTERS

레바논과의 3차전은 타지키스탄의 집념이 묻어 나왔던 경기다. 두 번이나 비디오 판독(VAR)으로 골이 취소되는 등 운이 따르지 않았고 선제골까지 내주며 끌려갔지만, 기어이 동점골을 넣었고 추가시간 함로쿠로프의 극장골이 터지면서 승리해 조 2위 16강 티켓을 손에 넣었다.

아랍에미리트(UAE)와 만난 16강에서는 파울루 벤투 감독의 머릿속을 아프게 만들었다. 선제골을 넣으며 경기를 주도했다. UAE의 공격 루트를 몸을 던지며 차단했고 터치라인으로 나가려는 볼을 태클을 시도해 살려 공격으로 이어가는 의지를 보여줬다.

후반 종료 직전 세트피스에서 UAE에 실점해 승부를 연장전으로 몰고 갔지만, 대형은 흐트러지지 않았다. 벤투 감독은 물병을 걷어차며 뒤늦은 골에 대한 분노를 아끼지 않았다. 아무리 빌드업을 통한 압박을 해도 육탄 방어하는 타지키스탄에 대한 기막힘과 분노가 모두 섞인 반응이었다. 이후 승부차기는 운이 가른 승부였지만, 가혹했고 말을 아꼈다.

축구 통계 사이트 '소파 스코어'의 UAE전 기록을 보면 타지키스탄은 볼 점유율 35%-65%, 패스 횟수에서 396-769로 밀렸다. 성공률도 69%로 84%의 UAE와 비교해 많이 떨어졌다. 드리블 시도도 절반 수준이었다. 그렇지만, 태클 33-22, 가로채기 12-9 등 몸을 던져 맞서서 취할 수 있는 것에서는 우위였다. 정신이 육체를 지배한 셈이다.

승부차기에서 승리하며 새 역사를 창조한 타지키스탄이다. 이라크-요르단 승자와 8강에서 만나 4강을 다툰다. 넘기 어려운 상대는 아니라는 점에서 돌풍이 더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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