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부진 장기화…작년 제주건설사 74곳 경영난에 문 닫았다

강승남 기자 2024. 1. 29.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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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역 주택시장 부진이 이어지면서 도내 건설사 중 74곳이 문을 닫았다.

29일 한국은행 제주본부와 제주도건설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경영난으로 인한 도내 건설사 폐업건수는 74건으로, 전년(2022년 56건)보다 18건 늘어 2019년(82건) 이후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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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82곳 이후 최다…미분양 상황 악화 등 이유
10곳 중 3곳 '영업이익'으로 '은행이자'도 충당 못해
제주지역 주택시장 부진이 이어지면서 도내 건설사 중 74곳이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귀포시내 전경(서귀포시 제공)/뉴스1

(제주=뉴스1) 강승남 기자 = 제주지역 주택시장 부진이 이어지면서 도내 건설사 중 74곳이 문을 닫았다.

29일 한국은행 제주본부와 제주도건설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경영난으로 인한 도내 건설사 폐업건수는 74건으로, 전년(2022년 56건)보다 18건 늘어 2019년(82건) 이후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주택시장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건설사가 공사대금을 제때 회수하지 못하는 등 수익성과 안정성이 동반 하락한 이유에서다.

한은 제주본부가 최근 발표한 '최근 제주지역 부동산 시장 평가 및 리스크 점검' 자료를 보면 도내 건설업계의 매출액은 2020년 전년(2019년) 대비 13.8% 감소했지만, 2021년과 2022년에 각각 9.0%, 10.8%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로 중단 또는 지연된 공사 재개 등의 영향이다.

그런데 매출액에는 원자재 가격·인건비 상승, 금융비용 증가에 따른 공사비용 증가분도 포함되면서 건설업계 수익성을 나타내는 '매출액 세전순이익률(순이익/매출액)은 2020년 2.4%, 2021년 2.8%, 2022년 3.0%로 매출액 증가에 비해 개선폭이 크지 않다.

영업활동을 통한 이자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이자보상비율'(영업이익/이자비용)은 2022년 146.2%로 전국 평균(350.2%)과 차이가 크다. 특히 2020년까지 전국 평균보다 낮았던 '부채비율'은 2022년 129.3%로, 전국 평균(112.4%)을 상회하면서 재무 건전성이 악화했다.

이는 제주지역 주택 미분양 사태와 연관이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 제주지역 미분양 주택은 2510호다. 특히 악성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1028호로, 2021년 1월(1063호) 이후 최고치였다.

주택 미분양 문제는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워 건설업체 공사대금 회수 차질을 빚고 자금사정이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올해에도 공사원가 및 고금리 부담이 지속되면서 재무여건이 취약한 제주지역 건설사의 부실위험이 확대될 수 있다고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건설외감기업 경영실적 및 한계기업 분석' 자료를 보면 제주 건설사 중 34.4%(2022년 기준)는 이자보상비율이 3년 연속 100% 미만인 한계기업으로 분류됐다. 10곳 중 3곳 이상이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충당하지 못하는 셈이다.

주택시장 전망도 밝지 않다. 지난해 1~11월 제주지역 누적 인허가는 7086호로, 전년 동기 대비 27.8% 감소했다. 같은 기간 주택 착공 물량도 3254호로, 전년보다 절반가량(49.5%) 감소했다.

박으뜸 한국은행 제주본부 과장은 "제주지역은 부동산시장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단기적으로는 미분양 주택 누증 해소, 지역 건설경기 활성화 등을 추진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지역 건설업체 경쟁력 강화, 금융기관의 부동산 관련 리스크 점검, 공공차원의 안정적인 주택 공급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ks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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