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성급호텔서 난동’ MZ조폭 선처한 법원 왜…“삶을 돌아보라”

2020년 하얏트호텔 점거 MZ 조폭
행동대원 18명에 징역 1년·집유 2년
재판부 ‘채찍’ 대신 교화에 더 중점
“반성하는 모습 보이는 점 등 고려
가족들 실망시키지 않는 삶 살기를”

수노아파 단합대회 모습 [사진 제공 = 서울중앙지검]

수십 명이 모여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그랜드하얏트 호텔을 점거하고 난동을 피운 혐의 등을 받는 MZ조폭들에게 무더기로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법원은 “선처해줬으니 본인을 돌아보는 삶을 살라”며 실형 대신 교화에 중점을 둔 판결을 내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판사 최경서)는 29일 폭력행위처벌법 위반(단체 등의 구성·활동)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수노아파 행동대원 24명에 대한 선고공판을 진행하고 이들 중 단순 가입 혐의를 받는 18명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교도소 내에서 조직 가입을 권유한 혐의를 받는 A씨는 징역 1년 6개월, 출소 후 바로 조직에 가입한 B·C씨는 징역 8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나머지 2명에게는 징역 1년의 선고가 유예됐고 1명은 공소시효가 지나 면소됐다. 피고인 1명은 건강상의 이유로 불출석했다.

이날 재판부는 “폭력단체는 조직의 위세를 떨치기 위해 폭력범죄로 나아갈 위험이 크고 일반인들에게 직·간접적으로 불안감을 주는 등 사회의 평화와 안전을 해칠 위험이 있어 엄히 다스려야 한다”면서도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해 실형 선고보다는 상당 기간 국가의 감독 아래 교화할 기회를 부여한다”고 전했다. 이어 “범죄조직에 가입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중대한 범죄행위”라며 “대부분 선처를 한 것이니 가족을 실망시키지 않는 삶을 살라”고 덧붙였다.

수노아파 조직원들은 지난 2020년 10월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난동을 피운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이들은 배상윤 KH그룹 회장의 사모펀드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봤다는 이유로 배 회장이 운영하는 해당 호텔을 3박4일간 점거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동자 윤 모씨(52)를 비롯한 12명은 난동에 직접 가담한 혐의, 나머지는 수노아파 소속으로 범죄단체 유지 활동에 기여한 혐의 등을 받는다. 이날 선고는 수노아파 구성 및 활동 혐의를 받는 피고인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난동에 직접 가담현 혐의를 받는 윤씨 등에 대한 선고공판은 오는 3월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