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기술 지원으로 핵잠 개발 진척됐나…개발 선언 3년 만에 공식화
北, 러 기술 지원으로 핵잠 개발 진척됐나…개발 선언 3년 만에 공식화
북한이 신형 김군옥영웅함(제841호)에서 발사 가능한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SLCM) 시험발사를 했다고 주장하며 핵 추진 잠수함(핵잠) 건조 문제를 재차 강조하고 나서 기술 및 개발 수준이 어디까지 왔는지 주목된다.
북한 매체들은 전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새로 개발된 SLCM ‘불화살-3-31형’ 시험 발사를 지도했다면서 특히 핵잠수함 건조 사업을 구체적으로 파악했다고 29일 보도했다.
3년 전 핵잠수함 설계연구가 끝나 최종 심사단계에 있다고 주장한 북한이 지난해 9월 김 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탄 대통령 간 북·러 정상회담을 계기로 군사적으로 밀착한 가운데 4개월 만에 핵잠 개발 사업이 상당히 진척됐음을 은근히 암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지난해 9월 수중에서 핵 공격이 가능한 첫 전술핵공격잠수함인 김군옥함을 건조했는데 이 잠수함의 동력은 디젤 엔진이다.
이번 북한 주장으로 미뤄, 앞으로 건조할 핵잠의 핵 추진 엔진과 탑재할 무장체계, 배수량, 전력화 일정 등을 김 위원장에게 구체적으로 보고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통상 함정 건조 과정을 볼 때 기본설계에는 이런 일정이 담기며, 기본설계 심사가 통과되면 상세설계와 함 건조 작업이 동시에 진행된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우주발사체에 사용한 엔진과 소형 원자로 개발 능력 등을 고려할 때 핵잠에 탑재할 핵 추진 엔진 기술을 확보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원자력 기술 세계 5위 안에 드는 한국도 국가 차원의 결정이 있다면 2~3년 안에 핵잠수함을 건조할 기술력을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북한의 잠수함 건조 시설과 능력 등으로 미뤄 대략 배수량 3000~6000t급 중(重)잠수함으로 건조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이런 규모라면 농축도 최소 20% 우라늄이 핵연료로 사용된다. 이는 프랑스 1세대 핵 추진 잠수함인 루비급(2600t급)에 사용되는 수준이다.
미국의 로스앤젤레스급(6000t급) 핵잠수함은 농축도 40%의 우라늄을, 시울프급(9000t급)과 버지니아급(8000t급)은 농축도 90%의 우라늄을 핵연료로 사용하는 데 퇴역 때까지 핵연료를 교환하지 않아도 된다.
핵연료는 자연 상태의 우라늄 235(U-235)를 20~90% 범위에서 농축해 사용하는데 원자로 내 핵분열에 의해 발생하는 열에너지를 이용해 핵잠수함이 움직인다. 농축도 20% 우라늄은 국제원자력기구(IAEA) 규정상 저농축 우라늄으로 분류되며 국제시장에서 상용으로 거래되는 수준이다.
핵잠수함은 핵 연료에 의해 수중에서 무한작전이 가능하며 적에게 발각되더라도 시속 40㎞의 속도로 1시간만 달리면 수상함의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런 속도로 40여일 기동하면 지구를 한 바퀴 돌 수 있다. 평균 시속 12㎞로 기동하는 디젤잠수함은 140여일이 걸린다.
디젤잠수함은 축전지를 이용해 기동하기 때문에 하루 2번 이상 수면위로 부상해 스노클링(Snorkeling: 잠수함이 해수면에 떠올라 엔진 가동에 쓸 공기를 보충하는 작업환기)을 해야 하는 등 잠항 시간이 짧고 적에게 노출될 위험성이 크다. 한국도 핵잠을 보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것도 디젤잠수함의 이런 약점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수중에서 무한 기동이 가능해 은밀성과 기습 타격 능력이 장점인 핵잠 건조에 곧 착수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전날 시험 발사한 SLCM ‘불화살-3-31형’을 핵잠에 탑재하는 것을 목표로 할 것으로 보인다.
SLCM은 낮은 고도로 장시간·장거리 비행과 선회·회피 기동을 할 수 있어 지상이나 해상에서의 요격이 쉽지 않은 무기체계에 속한다. 북한이 앞으로 20여척의 로미오급(1800t급)을 ‘김군옥영웅함’과 같은 형태로 개조할 경우 SLCM의 위협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김군옥영웅함은 10개의 수직발사관을 갖췄는데 이 중 대형 4개에서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6개에서는 SLCM을 각각 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SLBM과 SLCM은 사거리를 볼 때 남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고 주일미군 기지나 한반도 인근 미국 항공모함까지도 위협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다 일명 ‘핵어뢰’로 불리는 핵무인수중공격정 ‘해일’까지 전력화되면 수중 및 해상 위협은 더욱 배가될 것으로 보인다.
군 당국은 북한의 다양한 수중 및 해상 위협에 대응한 ‘수중 킬체인(Kill Chain)’,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 등을 중첩 구축해 SLBM과 SLCM 등을 요격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뚫으려는 쪽과 막으려는 쪽’의 창과 방패의 싸움, 극한 경쟁은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정충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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