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나면 변신 '트랜스포머 난간'…호기심에 안전핀 뽑은 세입자 '난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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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한 건축물에 설치된 자동 접이식 옥외 피난 계단을 장난 삼아 작동한 세입자가 원상복구 비용을 물게 생겼다.
최근 아파트나 오피스텔 등 고층 건축물에 화재 등 피난 시설물로 설치·보급되면서 주목받고 있는 '일체형 접이식 옥외 피난 계단'(옥외 피난 계단)이다.
평소에는 발코니 안전 난간으로 쓰이다가 화재 등 긴급 상황이 발생되면 층마다 설치된 안전핀을 뽑으면 옥외 비상 계단으로 바뀌는 피난 시설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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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광주 한 건축물에 설치된 자동 접이식 옥외 피난 계단을 장난 삼아 작동한 세입자가 원상복구 비용을 물게 생겼다.
화재 등 위급한 상황에서만 쓰여야 하는 피난 시설물인 만큼, 소방 당국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29일 오전 광주 동구 소재 한 주상복합 건물 외벽에는 평소 볼 수 없었던 철제 옥외 계단이 9층부터 저층부까지 펼쳐져 있었다. 2층 높이까지 펼쳐진 옥외 계단 하단에는 밧줄 형태 사다리가 걸려 있었다.
최근 아파트나 오피스텔 등 고층 건축물에 화재 등 피난 시설물로 설치·보급되면서 주목받고 있는 '일체형 접이식 옥외 피난 계단'(옥외 피난 계단)이다.
평소에는 발코니 안전 난간으로 쓰이다가 화재 등 긴급 상황이 발생되면 층마다 설치된 안전핀을 뽑으면 옥외 비상 계단으로 바뀌는 피난 시설물이다. 긴급 대피해야 할 상황에서 대피자가 난간 내 안전핀을 열고 당기면 철제 옥외 피난 계단이 펼쳐지며 동시에 대피 통로가 확보되는 원리다.
수십여 초 만에 철제 계단이 건물 외벽에 펼쳐지며 이른바 '트랜스포머 난간'으로 불리우기도 한다.
이 건물은 준공 허가 당시 소방 당국의 보완 의견에 따라 10층 이하 세대에 옥외 피난 계단이 설치됐다. 10층 이상 세대부터는 옥상을 통한 대피로가 따로 마련됐다.
화재나 가스 누출 등 재난 상황이 없었는데도, 이 건물의 옥외 피난 계단이 펼쳐진 것은 지난 27일 오후 6시 무렵.
건물에 사는 세입자 A씨는 복도 측 창문에 설치된 옥외 피난 계단의 안전핀을 뽑지 않고 무작정 레버를 당겼다. 삽시간에 난간으로 접혀져 있던 옥외 피난 계단이 펼쳐졌고, 당황한 A씨도 급히 자리를 뜬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안 관리사무소에는 비상이 걸렸다. 다행히 화재 등 긴급 대피 상황은 없었지만, 피난 시설물을 누가 펼쳤는지 확인하고자 건물 안팎 폐쇄회로(CC)TV 영상을 살펴봤다.
결국 덜미가 잡힌 A씨는 관리사무소 측에 '대피 시설이 잘 작동하는지 궁금해서 그랬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건물 관리사무소는 A씨에게 옥외 피난 계단을 위급 상황에서 쓸 수 있도록 원상 복구해달라고 요청했다.
해당 설비는 초기 보급 단계라서 전용 장비를 동원, 난간으로 다시 접는 작업에만 상당 비용이 드는 것으로 추산된다.
A씨는 사다리차 등 장비를 직접 불러 조만간 다시 원래대로 돌려놓겠다고 관리사무소에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웃지 못할 촌극으로 끝났지만 소방 당국은 다시는 이런 일이 있어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광주소방본부 관계자는 "정말 급박한 상황에서만 쓰도록 설치된 피난용 시설물인 만큼, 함부로 펼쳐선 안 된다. 정작 급하게 써야할 땐 쓰지 못할 수 있고, 방범에 취약하다는 문제점도 있다"면서 "더욱이 불필요하게 자주 펼치면 유지 관리 비용 문제도 커진다"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wisdom2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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