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그룹, OCI 통합으로 부채 상환 자금 확보…글로벌 제약사와 협상력 ↑

구현주 기자 2024. 1. 29.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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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광약품과 R&D·영업부문 시너지 기대
한미그룹은 지난 12일 OCI그룹과 통합을 발표했다./한미그룹

[마이데일리 = 구현주 기자] 한미그룹이 OCI그룹과 통합으로 유입된 대규모 자산으로 한미사이언스 부채를 조기 상환한다. 아울러 재무적 건전성이 제고되면서 글로벌 대형 제약사와 신약 라이선스 계약 협상에서도 주도권을 확보할 전망이다.

29일 한미그룹은 입장문을 발표하고 “OCI그룹과 통합 후 ‘네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한미그룹은 지난 12일 OCI그룹과 통합을 발표했다.

OCI홀딩스는 유상증자, 신주발행, 송영숙 회장 주식 양수도 등으로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7703억원에 인수했다. 한미사이언스는 유상증자로 자본 2400억원을 확충했다. 또한 송영숙 회장, 임주현 사장이 OCI홀딩스 지분 약 10.4%를 취득했다.

이번 통합으로 OCI그룹 지주사 OCI홀딩스가 한미사이언스 지분 27%를 보유하는 최대주주로서 통합그룹 지주사가 된다.

우선 이번 통합으로 한미그룹은 한미사이언스 부채를 조기 상환할 토대를 마련했다.

작년 한미사이언스는 그룹 계열사였던 한미헬스케어를 합병하면서 1300억원대 부채도 함께 떠안은 상황이었다. 상속세 납부 등 목적으로 한미사이언스 대주주들이 받은 주식담보 대출 비중이 높은 상황에서 운영자금 조달을 위한 회사의 차입금 증가는 주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번 OCI와 통합으로 확보할 또 다른 재원은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 확대를 위한 공격적 운영 자금으로 쓰일 전망이다.

왼쪽부터 송영숙 한미약품 회장,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실장, 임종윤 한미약품 미래전략 사장./한미약품

한미그룹은 OCI그룹 계열사인 부광약품과 협력을 통한 시너지 창출을 예상하고 있다. 한미그룹과 부광약품은 신약 파이프라인이나 주력제품 등이 서로 겹치지 않는다.

한미그룹 R&D(연구개발)는 대사·비만, 면역·표적항암, 희귀질환 분야에 집중돼 있다. 부광약품은 우울증, 파킨스병 등 신경계 질환 분야 신약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양사 신약 파이프라인이 ‘겹치지 않는다’ 않기에 구조조정 같은 R&D 조직에 대한 인위적 개편 없이도 양사 협력을 통해 더욱 속도감 있는 신약개발이 가능하다.

국내 영업 부문 시너지도 예상된다. 한미그룹은 대중광고가 금지된 전문의약품 매출 비중이 압도적이기에, TV CF 등으로 ‘시린메드’ 등 제품을 키운 경험이 있는 부광약품 노하우를 적극 활용할 수 있다.

아울러 한미그룹은 수천억원 이상이 소요되는 글로벌 임상을 ‘자체적’으로 수행할 체력을 갖게 됐다.

임상 중간 단계에서 글로벌 대형 제약사와 라이선스 협상을 할 때, 원 개발사가 해당 후보물질을 끝까지 개발해 상용화할 자금을 보유하고 있는지 여부는 협상 주도권을 좌우하는 유용한 지렛대가 될 수 있다.

또한 한미그룹 신약 라이선스 계약 협상시에도 OCI그룹과 통합 시너지는 더욱 커질 수 있다.

현재까지 한미그룹이 체결한 신약 라이선스 계약 유형을 살펴보면, 한미그룹 직접 영업이 가능한 한국과 중국, 일본 등 지역을 제외한 글로벌 전 영역을 상대 회사 권리로 넘겨 왔다.

하지만 향후 신약 라이선스 계약 협상시에는 OCI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탄탄한 국가를 직판 가능 영역으로 남겨둠으로써 상용화 이후 매출 가치를 높일 수 있다.

한미그룹 관계자는 “그동안 시장에서는 상속세 문제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오너 일가 지분 오버행 이슈에 따른 주가 하락, 중장기적으로는 지배주주 지배력 약화로 인한 R&D 투자 동력 상실 및 이에 따른 기업 경쟁력 저하’ 등 여러 우려가 있었다”며 “이번 통합으로 창업주 임성기 회장에서 시작된 한미의 정체성과 철학을 공고히 지켜내면서도, 최대주주 상속세 문제로 인한 기업가치 하락 우려도 단번에 해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OCI와 통합이 오히려 ‘이종산업간 결합’이기 때문에 시너지가 더 클 수 있다고 판단한 송영숙 회장과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의 담대한 결단이 ‘신의 한 수’가 될 수 있다”면서 “OCI와 통합은 한미그룹이 진정한 ‘글로벌 플레이어’로 도약할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되며, 한미 정체성과 ‘R&D에 집중하는 DNA’는 통합 이후 더욱 공고해 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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