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메스 반도체 기술 中에 넘긴 동생 구속되자 형이 또 유출

이현승 기자 2024. 1. 29.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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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점유율 세계 3위인 삼성전자 자회사 '세메스'의 반도체 세정 장비 기술을 중국에 넘긴 혐의로 친동생이 구속되자 형이 회사를 이어받아 추가 유출에 가담했다가 적발됐다.

이들 일당은 중국에 법인을 차려놓고 아예 반도체 세정 장비 설계까지 현지에서 하려 했다.

지난 2022년 5월 반도체 세정 장비 설계자료를 유출한 뒤 같은 장비를 제작해 중국 회사로 44억원에 수출한 혐의로 구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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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점유율 세계 3위인 삼성전자 자회사 ‘세메스’의 반도체 세정 장비 기술을 중국에 넘긴 혐의로 친동생이 구속되자 형이 회사를 이어받아 추가 유출에 가담했다가 적발됐다. 이들 일당은 중국에 법인을 차려놓고 아예 반도체 세정 장비 설계까지 현지에서 하려 했다. 검찰에 적발되지 않았다면 우리 기술로 개발한 반도체 세정 장비 기술이 통째로 중국에 넘어갈 뻔 했다.

검찰에 구속기소된 A씨가 세메스 기술을 베껴서 만든 반도체 세정 장비. 중국에 수출하려다 인천항에서 적발됐다. / 수원지검 제공

29일 수원지검 방위사업·산업기술범죄수사부(안동건 부장검사)는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산업기술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반도체 장비제조업체 실운영자 A씨 등 임직원 4명을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이에 가담한 A사 직원 등 3명과 법인 2개는 불구속 기소했다.

A씨의 동생 B씨는 세메스 연구원 출신으로 2019년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 C사를 설립했다. 지난 2022년 5월 반도체 세정 장비 설계자료를 유출한 뒤 같은 장비를 제작해 중국 회사로 44억원에 수출한 혐의로 구속됐다. 세메스가 그동안 관련 기술개발 연구비 등에 투자한 금액은 2188억원에 이른다.

A씨는 동생 대신 회사를 대신 운영했다. 동생에 대한 수사가 계속되자 기존 장비 외관은 바꾸고 설계자료를 자신이 대표로 있는 회사로 옮겼다. 설계파일을 그대로 옮기면 파일 속성정보가 남을 것을 우려해 넉달에 걸쳐 설계파일을 일일이 출력한 뒤 출력도면을 보고 다시 설계파일을 만들었다.

중국 회사에서 기존 장비와 동일한 제품을 납품해달라고 요청하자, 회사 서버에 남아있던 세메스 자료를 이용해 동일 장비를 설계했다. 검찰이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적발 가능성이 높아지자 부품을 8회에 걸쳐 쪼개기 수출한 뒤 중국 현지에서 조립하는 꼼수를 쓰기도 했다. 이들은 부품을 쪼개서 수출하면 장비 수출 기록이 남지 않는 점을 이용했다.

이렇게 A씨가 취득한 수출대금 등 불법 이익은 60억원대에 이른다. A씨는 범죄 수익금 12억원을 동생의 아내 계좌에 은닉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이번에 검찰에 적발된 일당들은 중국 업체와 공모해 현지에서 세정 장비를 제작하기로 하고 중국 현지에 법인 설립을 완료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 관계자는 “A씨는 동생이 같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던 중이었으므로 기존 장비를 다시 수출하면 형사처벌될 것을 누구보다 잘 알았음에도 오로지 막대한 금전적 이익을 위해 리스크를 감수했다”라며 “향후 엄정한 처벌을 통해 기술유출 범죄에 대한 억제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동생 B씨는 2건의 기술 유출 사건으로 각각 기소돼 1심에서 징역 9년을 선고받았으며 최근 항소심에서 형량이 징역 10년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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