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역전패 메드베데프 "그래도 결승 와서 다행"…또 자학 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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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닐 메드베데프(3위·러시아)는 남자 테니스 톱 랭커 가운데 한 명이지만 메이저 대회 결승 성적은 좋은 편이 아니다.
메이저 대회 단식 결승에서 2-0으로 이기다가 2-3으로 역전패를 두 번 당한 선수는 메드베데프가 유일하다.
주로 '조연' 역할을 했던 메드베데프는 2021년 US오픈 결승에서는 당시 한 해에 4대 메이저 대회를 모두 휩쓰는 캘린더 그랜드슬램 달성을 눈앞에 뒀던 조코비치를 물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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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다닐 메드베데프(3위·러시아)는 남자 테니스 톱 랭커 가운데 한 명이지만 메이저 대회 결승 성적은 좋은 편이 아니다.
28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 대회 결승에서도 얀니크 신네르(4위·이탈리아)에게 2-3(6-3 6-3 4-6 4-6 3-6) 역전패를 당했다.
메이저 대회 단식 결승에서 2-0으로 이기다가 2-3으로 역전패를 두 번 당한 선수는 메드베데프가 유일하다.
그는 2년 전 호주오픈에서도 라파엘 나달(스페인)에게 1, 2세트를 먼저 따내고도 2-3으로 졌다.
지금까지 메이저 대회 결승에 6번 진출했지만 성적은 1승 5패다.
웬만한 선수라면 경기가 끝난 뒤 곧바로 진행되는 시상식에서 화를 참기 어려울 법한 상황이지만 메드베데프는 특유의 '자학 개그'로 아픔을 삭이는 편이다.
메드베데프는 28일 준우승 후 시상식에서도 화를 내거나 침울해 있기보다 재치 있는 언변으로 오히려 관중석에 폭소가 터지게 했다.
그는 아내와 딸에게 인사를 하다가 "혹시 (도중에) TV를 껐을지도 모르지만, 아직 보고 있다면"이라며 허무한 역전패를 유머로 달랬다.
또 이어서는 "물론 결승에서 패한 것이 아쉽지만, 그래도 결승에 진출한 것이 그전에 탈락한 것보다는 나으니까"라고 말해 팬들의 웃음과 박수를 받았다.
그의 'TV 농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2년 호주오픈 결승 때도 나달을 상대로 2-0으로 이기다가 2-3으로 뒤집힌 뒤 시상식에서 "아내가 평소 같으면 경기장에 왔을 텐데"라고 말을 꺼내다가 "아, 아마 지금은 TV를 부쉈겠군요"라고 말했다.
생애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 결승에 오른 2019년 US오픈에서도 나달에게 졌는데, 이때 대회 조직위원회는 나달의 우승이 확정되자 그때까지 나달이 우승한 18번의 메이저 대회 영상을 차례로 팬들에게 보여줬다.
그러자 메드베데프는 시상식에서 "만일 내가 이겼으면 도대체 뭘 보여주려고 했던 것이냐"고 말해 팬들을 웃겼다.
유일하게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한 2021년 US오픈 시상식에서는 "오늘이 결혼 3주년인데 선물을 준비하지 못했다"며 "오늘 패하면 선물을 따로 준비해야 할 것 같아 걱정이 많았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지난해 US오픈 결승에서는 노바크 조코비치(1위·세르비아)에게 졌는데, 메드베데프는 조코비치에게 "(은퇴하지 않고) 지금까지 여기서 뭐 하느냐"고 투정 섞인 칭찬을 했다.
최근 두 차례 메이저 대회에서 모두 준우승한 메드베데프는 그동안 6차례 메이저 대회 결승에서 조코비치와 세 번, 나달과 두 번 맞대결했다.
그때마다 팬들의 응원은 대부분 조코비치나 나달에게 향했고, 올해 호주오픈 결승에서도 경기장의 함성은 새롭게 '신성'으로 떠오르려는 신네르 쪽에 더 무게가 실렸다.
주로 '조연' 역할을 했던 메드베데프는 2021년 US오픈 결승에서는 당시 한 해에 4대 메이저 대회를 모두 휩쓰는 캘린더 그랜드슬램 달성을 눈앞에 뒀던 조코비치를 물리쳤다.
그때 메드베데프는 "여러 팬들과 조코비치에게 미안하게 생각한다"며 "오늘 우리는 모두 조코비치가 어떤 기록을 세우려고 했는지 알기 때문"이라고 자신의 승리에 대해 사과해야 했다.
메드베데프는 올해 호주오픈 시상식에서 "더 노력해서 다음에는 더 강해진 모습으로 돌아오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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