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정역 곳곳에 붙은 독수리 사진의 정체… 비둘기 쫓으려고?

최혜승 기자 2024. 1. 29.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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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합정역 1번 출입구에 붙어있는 흰머리수리 사진. /엑스 @amaite_

“합정역 1번 출구인데 저 독수리 사진 뭐임?”

지난 26일 소셜미디어 ‘엑스’(구 트위터)에 올라온 게시물 하나가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작성자가 글과 함께 올린 사진을 보면, 합정역 출입구에 흰머리수리 사진이 붙어 있는 모습이다.

이후 “다른 출입구에서도 봤다” “대림역에도 맹금류 사진 여러 개가 붙어있더라” “도심 벤치에도 독수리 사진이 놓여있는 걸 봤다” 같은 네티즌들의 목격담이 이어졌다.

29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합정역은 지난해 11월부터 비둘기가 역사 안으로 들어온다는 민원이 8건가량

접수되자 이런 조치를 취했다. 지하철 출입구로 들어오는 비둘기를 막기 위해 상위 포식자인 맹금류 사진을 붙였다는 설명이다. 맹금류 사진이 붙은 곳은 1번, 3번, 4번 출구 총 세 곳이다.

합정역에 붙어있는 맹금류 사진(왼쪽)과 벤치에 세워둔 맹금류 사진 앞에 비둘기떼가 몰려있는 모습./엑스

맹금류 사진이 비둘기를 내쫓는 데 효과가 있는지 의문을 갖는 네티즌들도 있었다. “사진이 작아서 비둘기가 못 보겠다”와 같은 반응이나, 도심에 부착된 독수리 사진 앞에 비둘기 떼가 몰려있는 사진 등이 온라인에 올라왔다.

맹금류 스티커를 부착하는 것이 조류 퇴치에 실효성이 크지 않다는 건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맹금류 스티커를 붙이는 조치는 보통 ‘새들이 상위 포식자를 보면 놀라서 접근하지 않는다’는 믿음에서 시작된다.

그러나 국립생태원이 2018년 발표한 ‘야생조류와 유리창 충돌’ 보고서에는 “맹금류 모양 스티커를 유리창에 붙여놓는 건 충돌 방지에 그리 효과적이지 않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맹금류 스티커 하나를 붙이는 것보다, 패턴이 있거나 불투명 유리를 활용하는 방식이 새들에게 유리창을 인지시키는 데 더 효과적이란 설명이다. 다만 해당 보고서는 야생조류의 유리창 충돌 예방에 대한 연구여서, 지하철 입구역에 붙인 독수리 사진의 효과를 직접적으로 비교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공사 관계자는 조선닷컴에 “합정역에서 자체적으로 한번 붙여본 것이라 효과성을 말하긴 애매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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