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 한파'에 지구촌 신음하는데…관련 펀드 투자심리도 '꽁꽁'
고금리·인플레·에너지위기로 수익률 하락
기후 변화 대응을 테마로 조성된 뮤추얼펀드의 판매 실적이 2년 새 75% 급감했다. 고금리 등 우호적이지 않은 거시 환경과 더불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에너지 위기로 재생에너지 기업들의 실적이 고꾸라진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펀드평가사 모닝스타가 집계한 잠정 수치에 기반해 기후 테마 뮤추얼펀드가 끌어모은 자금이 사상 최대치를 찍었던 2021년 1510억달러(약 202조원)에서 2023년 378억달러(약 50조5000억원)로 줄어들었다고 전했다. 순유입액 기준으로 보면 작년은 2019년 이후 실적이 가장 저조했다.
기후 테마 뮤추얼펀드에서 운용 중인 총자산 규모는 약 5220억달러(약 698조원)로, 전년 대비 14% 늘었다. 자금 유입 흐름이 지속되고는 있지만, 예년에 비하면 강도가 약해졌다는 평가다.
핀란드 자산운용사 폰디타의 마르쿠스 비외르크스텐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인플레이션과 고금리 여파, 그리고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기후 테마 펀드들이 수익률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분석했다.
전 세계적 고금리 환경은 글로벌 펀드 시장 전반의 투자 심리를 얼어붙게 했다. 작년 4분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테마 뮤추얼펀드에선 25억달러가 순유출됐다. 분기 기준 자금 유입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건 역대 처음이었다. 금리 상승으로 머니마켓펀드(MMF), 현금성 자산 등 단기 투자 상품의 수익률이 높아지자 장기 펀드에 담겨 있던 자금이 대량으로 빠져나갔다. 데이터 추적업체 이머징포트폴리오펀드리서치(EPFR)에 따르면 작년 1~11월 미국에서만 1조1900억달러(약 1590조원)가 MMF로 흘러 들어갔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에너지 안보 위기가 불거지면서 각국에서 청정에너지 투자 열기가 꺾인 것도 악재였다. 독일에선 석유·가스 보일러 사용의 전면 금지를 목표로 추진되던 난방법 개정은 진통 끝에 대폭 축소된 채로 의회를 통과했다. 공급망 붕괴, 원자재 비용 상승 등의 여파로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들이 줄줄이 중단되면서 덴마크 해상 풍력 개발업체 외르스테드, 스웨덴 히트펌프 제조사 니베 등 청정에너지 기업들의 주가는 2021년의 반토막 수준으로 추락했다. 캐나다 토론토증권거래소(TSX)에 상장된 청정에너지 기업들의 주가를 추적하는 S&P/TSX신재생에너지·청정기술지수는 2021년 말 이후 작년까지 37%가량 하락했다.
다만 장기적 관점에서 기후 대응 펀드의 투자 가치는 여전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기후 변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어서다. 비영리 싱크탱크 기후정책이니셔티브(CPI)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하기 위해선 대응 자금이 2021~2022년 수준(약 1조3000억달러)의 최소 다섯 배 수준으로 가능한 한 빨리 늘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말 제28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8)에서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용량을 세 배로 늘리는 데 합의한 것도 관련 투자 활성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거란 전망이다.
모닝스타의 지속가능성 연구 책임자인 호르텐스 비오이는 “시장 둔화에도 불구하고 그린 뮤추얼펀드는 비교적 잘 버텨 왔다”며 “기후 변화가 점점 더 악화하고 있기 때문에 녹색산업에 대한 막대한 투자 수요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일랜드 환경부 장관이자 국제에너지기구(IEA)의 공동 의장인 에이먼 라이언은 “자금 유입세가 약화하는 건 우려되는 부분이지만, 이는 훨씬 큰 그림의 일부분일 뿐”이라며 “재생에너지 발전 용량은 지난해 (전년 대비) 39% 증가했고 히트펌프나 전기차 판매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언급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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