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선근증 증상에 따라 단계적 치료방법은?
환자 1: 28세 여성. 원래 생리통이 심하고 생리량도 많았는데, 1년 전부터 생리통이 더욱 심해지고 허리 통증도 생기면서 생리가 덩어리로 나올 정도로 양이 많아져 내원하였음.
환자 2: 36세 여성. 평소 골반 불편감이 있고 생리통이 심한 편이었는데, 몇 개월 전부터는 배에서 뭔가 만져지고 생리할 때 더 부풀어 오르는 것처럼 느껴짐. 결혼한 지 2년 째인데 임신이 되지 않아 내원하였음.
환자 3: 45세 여성. 생리통이 있는 편이었는데, 6개월 전부터 생리통이 심해지고 소변이 자주 마려운 증상이 생겼으며 배에 뭔가 덩어리 같은 것이 만져져 내원하였음.
해당 사례들은 자궁선근증으로 병원을 방문한 환자들입니다. 자궁선근증은 자궁 근육층 내부로 침투해 자궁벽이 두꺼워지는 병을 말합니다. 자궁벽의 일부만 두꺼워지기도 하고 자궁 전체가 전부 두꺼워지기도 합니다. 자궁벽의 일부만 두꺼워지면 자궁근종과 구분이 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자궁벽 두꺼워지는 자궁선근증, 증상은?
자궁선근증이 발병하면 근육층 내의 내막 조직이 생리 때마다 지속적인 반응을 일으켜 자궁 근육층의 만성 염증 상태를 만들고, 벽이 두꺼워지게 됩니다. 자궁선근증 환자는 주로 △생리통 △골반통 △회음부 통증 △성교통 △허리 통증 등을 느끼는 경우가 많고, 생리과다나 부정출혈 등의 출혈과 관련된 증상도 많이 나타납니다. 또 난임의 원인이 되거나 유산이나 조산, 조기 진통 등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병의 초기에는 증상이 별로 없고, 초음파 검사에서도 명확히 진단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 병이 많이 진행되면 증상이 심해지고 자궁도 많이 커져서 초음파 검사에서도 이상 소견이 잘 보이게 됩니다. 그래서 외래로 오는 자궁선근증 환자들은 40대~50대 초반인 경우가 많습니다.
자궁선근증, 단계에 따른 치료 방법
자궁선근증은 자궁벽이 얼마나 두꺼운지, 증상이 얼마나 심한지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지게 됩니다. 증상이 없고 초음파 소견이 가벼운 경우라면 정기적인 추적 관찰을 하며 지켜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피임약, 자궁 내 피임장치, 프로게스테론 호르몬제제 등으로 치료해 볼 수 있습니다. 생리통, 골반통, 생리과다 등 심한 통증과 출혈이 주된 증상인 경우, 생리를 조절하거나 억제하면 증상이 호전돼 자궁선근증이 더 심해지지 않게 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호르몬 치료는 증상 조절이 주된 목적이고, 자궁선근증으로 자궁벽이 두꺼워진 상태를 원래 상태로 되돌릴 수는 없습니다.
이럴 땐 하이푸와 같은 비수술적인 치료 방법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하이푸는 자궁근종이나 자궁선근증 병변을 타깃으로 초음파를 모아서 병변을 괴사시키는 치료 방법입니다. 하이푸는 전신마취나 회복 기간이 필요 없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특히 자궁 내벽이 부분적으로 두꺼워져 있으면서 통증이 나타나는 병변이 있다면 하이푸가 유용한 치료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자궁선근증 수술, 로봇수술의 장점은?
한편, △약으로 증상 조절이 되지 않는 경우 △자궁이 너무 커지는 경우 △난임의 원인이 자궁선근증으로 생각되는 경우 등에는 자궁선근증에 대한 수술 치료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자궁선근증은 자궁벽 자체가 두꺼워지는 병인만큼 그 경계가 명확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경계가 명확한 자궁근종에 비해 수술이 까다롭습니다. 또 모든 병변을 제거하기 어렵기 때문에, 병변으로 생각되는 자궁벽의 일부분을 절제하게 됩니다. 봉합을 할 때도 자궁벽이 만성 염증 상태인 만큼 신경을 많이 써야 합니다. 따라서 최근에는 자궁선근증 수술에서 로봇수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로봇수술은 복강경 수술이 발전된 형태입니다. 복강경 수술은 배에 작은 구멍을 뚫어 기구와 카메라를 넣고, 사람이 기구와 카메라를 움직이면서 하는 수술입니다. 로봇수술은 기구와 카메라 대신 로봇 팔과 로봇 카메라를 넣고 집도의가 조종하면서 수술하게 됩니다.
로봇 팔에는 사람 손목과 같은 관절이 있어 움직임에 제한이 적고, 집도의가 원하는 곳으로 카메라를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습니다. 복강경 수술보다 정밀한 수술이 가능하고, 좁고 깊숙한 부위를 수술할 때도 좋은 수술 방법입니다. 자궁을 봉합하는 과정에서도 일반 복강경보다 질 높은 봉합을 시행할 수 있습니다.
자궁선근증은 폐경 이후에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생리를 하는 가임기 기간 동안에는 지속적으로 진행되는 질환입니다. 어느 한 가지의 치료 방법으로 단번에 완치 상태를 만들 수는 없고, 이미 진행된 자궁선근증을 정상 상태의 자궁으로 완전히 되돌리기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평소 특별한 증상이 없어도 산부인과의 골반 초음파 검사를 통해 정기적으로 자궁 상태를 검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최진영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전문가 대표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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