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X 발표에 껑충뛴 수혜 예상지역 부동산? [김남석의 니가사는그집]
시장 침체로 일시적인 상승 예상
10년 이상 공사기간에 변수 존재
[글쓴이 말] 내집마련이 최고의 재테크가 된 시대입니다. 청약부터 급매, 경매 등 집을 사는 방법도 다양해졌습니다. 최근 매물로 나온 '내가 사려는 집'을 대신 분석해드리겠습니다.
지난 25일 정부의 '전국 GTX 계획'이 발표됐다. 기존 수도권광역급행철도 노선을 연장해 경기 외곽과 강원, 충남까지 연결하고 새로운 노선과 지방 급행철도를 통해 전국을 광역철도 노선으로 묶는다는 계획이다.
정부의 발표 직후부터 수혜 예상 지역 부동산의 호가가 뛰었다. 평택의 대장 아파트로 불리는 '지제역더샵센트럴시티'는 발표 이후 호가가 2억원 높인 매물까지 등장했다. 단지 인근 지제역이 GTX A노선과 C노선이 모두 지나는 것으로 발표되면서다. 인근 공인중개사들은 "정부 발표 직후부터 5000만~1억원씩 호가를 높이는 집주인이 늘어나고 있다"며 "급매물을 찾는 문의도 늘었다"고 전했다.
집값 상승 기대감에 집주인들은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정부 발표 5일 만에 평택시 아파트 매매매물은 320여건이 줄었다. 이밖에 노선 연장 계획이 발표된 동두천과 아산(이상 C노선), 춘천(B노선) 모두 매물이 100~200여건 감소했다.
춘천 대장아파트로 꼽히는 'e편한세상춘천한숲시티' 전용 84㎡ 매물의 호가는 6억2000만원까지 뛰었다. 이달 19일 거래된 5억4000만원에서 8000만원 올랐다. 지난해 11월 2억2800만원이었던 동두천 '송내주공1단지'는 최고 2억8000만원까지 상승했고 같은 기간 아산 '탕정삼성트라팰리스' 83㎡은 4억3300만원에서 5억3000만원까지 호가가 올랐다.
다만 이런 호가 상승이 당장 거래로 이뤄지며 집값 상승으로 이어지긴 어려울 전망이다. 부동산 시장 침체 국면이 길어지고 있고, 아직 높은 금리에 대한 부담도 여전하기 때문이다. 또 GTX 같은 대규모 철도사업의 경우 계획 발표부터 실제 개통까지 10년 이상의 기간이 소요되는 만큼 변동성도 크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현재 개통을 앞둔 A노선과 착공에 들어간 C노선, 올해 착공 예정인 B노선 모두 계획 단계부터 정차역 인근 집값이 들썩였지만, 해당 지역들의 집값들은 대부분 거품으로 인식됐다"며 "지난해부터 시작된 부동산 침체기로 기존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한 지역들도 많다"고 말했다.
또 GTX 정차를 추진하다 실패한 지역, 기존 계획과 다르게 노선이 변경된 지역 등 다양한 변수가 남아있는 것도 리스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100조원 이상의 예산 조달도 난항이 예상된다.
이번 GTX 계획에 언급된 지방자치단체는 유치 자체는 환영하지만, 재정에 대한 추가 협의가 필요하다고 밝힌 상황이다. 민자사업 역시 수익성과 현실성 등의 문제로 건설업계의 참여가 확실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수혜 예상 지역에 분양을 앞둔 단지들에 대한 수분양자의 피해 우려도 남아있다. 다음 달 5일부터 공급을 시작하는 브레인시티 대광로제비앙 그랜드센텀은 벌써 'GTX 마케팅'에 나섰다. 지난달 청약에 나선 뒤 현재까지 선착순 분양을 받고 있는 '지제역 반도체밸리 쌍용 더 플래티넘' 역시 GTX 연장안을 홍보문구로 내세웠다.
기존 노선의 연장은 신설 노선에 비해 사업 속도가 빠를 것으로 기대되지만, 이를 감안해도 개통을 위해서는 최소 5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 건설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또 연장안에 대한 타당성검토도 진행되지 않아 실제 사업으로 이어질 수 있을 지조차 미지수라고 보고 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GTX 수혜 예상 지역의 호가 상승은 당연히 나타날 수 있지만 매수는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며 "부동산 시장이 극도로 침체된 만큼 호가 상승이 실제 거래로 이어지기 어렵고, GTX 사업 자체도 긴 호흡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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