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그룹 “OCI와의 통합, 부채문제 해결에 공격적 운영까지 기대”
한미약품그룹이 OCI그룹과의 ‘이종기업 간 통합’에 대해 제약바이오·헬스케어 부문에서의 성장 발판과 안정적 미래성장 동력 창출의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한미약품 측은 합병으로 인해 우선 한미그룹의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가 지난해 한미헬스케어를 합병하면서 떠안은 1300억원대의 한미헬스케어 부채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사이언스는 합병 이후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상환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됐으며, 상속세 납부 등 목적으로 한미사이언스 대주주들이 받은 주식담보 대출 비중이 높은 상황에서 운영자금 조달을 위한 회사의 차입금 증가가 주가에 악영향을 미쳐 주주 가치 훼손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OCI와의 통합으로 유입될 대규모 자산이 한미사이언스 부채를 조기 상환할 토대가 됨으로써 차입금 부담 감소에 따른 한미사이언스 기업 가치 제고는 물론 주주 가치 실현에도 크게 기여하리란 것이 한미그룹의 평가다. 실제로 한미사이언스 주가는 OCI그룹과의 통합을 발표한 이후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OCI와의 통합으로 확보할 또 다른 재원은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 확대를 위한 공격적 운영 자금으로 쓰이게 될 전망이다. 특히 한미그룹은 OCI그룹 계열사인 부광약품과의 협력을 통한 시너지 창출을 예상하고 있다. 부광약품은 매출의 10~20%를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있는 연구개발 중심 기업으로, 혁신신약 개발을 기업의 철학으로 삼고 있는 한미그룹과 협업할 경우 R&D 시너지는 더욱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미의 R&D가 대사·비만, 면역·표적항암, 희귀질환 분야에 집중돼 있는 반면, 부광약품은 우울증·파킨스병 등 신경계 질환 분야 신약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 특히 주목된다. 양사의 신약 파이프라인이 겹치지 않아 R&D 조직에 대한 인위적 개편 없이도 속도감 있는 신약개발이 가능할 것이란 기대다. R&D분야처럼 국내 영업 부문에서도 양사 간 중복되는 경쟁제품이 없어 시너지가 기대된다.
한미그룹은 무엇보다 수천억원 이상이 소요되는 글로벌 임상을 ‘자체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체력을 갖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짚었다. 임상 중간 단계에서 글로벌 대형 제약사와 라이선스 협상을 할 때, 원 개발사가 해당 후보물질을 끝까지 개발해 상용화시킬 수 있는 자금을 보유하고 있는지 여부는 협상의 주도권을 좌우하는 유용한 지렛대가 될 수 있다는 것이 한미그룹측 설명이다.
한미그룹 관계자는 “협상 상대방과 계약 규모를 놓고 힘겨루기를 할 때, 원개발사가 자체 개발해 상용화할 수 있는 체력을 가진 회사라는 점은 협상을 주도할 수 있는 ‘보이지 않는 지렛대’가 된다”며 “OCI그룹과의 통합은 한미의 신약개발 속도를 더욱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향후 라이선스 계약 협상에 있어서도 매우 강력한 시너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첨단소재·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글로벌 역량을 확보한 OCI의 네트워크와 노하우가 한미의 시장 접근과 수출 활로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한미그룹의 신약 라이선스 계약 협상시에도 OCI와의 통합 시너지는 더욱 커질 수 있다.
지금까지는 한미그룹이 신약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할 때 직접 영업이 가능한 한국과 중국, 일본 등 지역을 제외한 글로벌 전 영역을 상대 회사의 권리로 넘겼지만, 앞으로는 OCI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탄탄한 국가들을 직판 가능 영역으로 남겨둠으로써 상용화 이후 매출 가치를 더욱 높여 나갈 수 있다고 한미그룹측은 설명했다.
한미그룹 관계자는 “그동안 시장에서는 상속세 문제 때문에 여러 우려가 있었는데, 이번 OCI와의 통합으로 창업주 임성기 회장에서 시작된 한미의 정체성과 철학을 공고히 지켜내면서도 최대주주의 상속세 문제로 인한 기업가치 하락 우려도 단번에 해소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OCI와의 통합은 한미그룹이 진정한 ‘글로벌 플레이어’로 도약할 수 있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되며, 한미 정체성과 ‘R&D에 집중하는 DNA’는 통합 이후 더욱 공고해 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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