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이선균 죽음 책임 없나” 질타하자 “MBC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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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던 배우 이선균씨가 숨지기 전 그의 사적 통화 내용을 보도했던 한국방송(KBS)이 "이씨의 죽음에 과연 케이비에스는 책임이 없다고 말할 수 있냐"는 시청자위원의 질타를 받고 "문화방송(MBC) 등 다른 언론은 어땠는지 봐달라"는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방송은 이날 회의 전 보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김 부위원장의 사전 의견서를 받고 "경찰 수사와 관련된 내용을 중심으로 선별했다", "녹취 내용은 두 사람 사이에 마약을 투약할 정도의 관계(가 있음)를 알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었다", "보도 시점과 이씨의 사망 사이에는 한 달이라는 간격이 있으므로 케이비에스의 보도 내용을 문제 삼는 것은 지나치다" 등의 답변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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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던 배우 이선균씨가 숨지기 전 그의 사적 통화 내용을 보도했던 한국방송(KBS)이 “이씨의 죽음에 과연 케이비에스는 책임이 없다고 말할 수 있냐”는 시청자위원의 질타를 받고 “문화방송(MBC) 등 다른 언론은 어땠는지 봐달라”는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공개된 지난 18일치 시청자위원회 회의록을 보면 이선균씨 보도와 관련해 김성진 케이비에스 방송주간은 “이 자리(시청자위원회 회의)에서 다른 언론을 언급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지만, 다른 언론들은 (이씨 사건을) 어떻게 보도했는지 참고해달라”고 말했다. 특히 문화방송(MBC)을 언급하며 “문화방송이 ‘실화탐사대’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이 문제를 어떻게 다뤘는지 한번 비교해달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발언은 시청자위원 가운데 한 명인 김소형 부위원장(성균관대 미디어문화융합대학원 초빙교수)의 비판에 대한 답변 과정에서 나왔다. 회의에서 김 부위원장은 “(지난해 12월27일) 이씨의 죽음이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이유는 단순한 자살이 아니라, 경찰과 언론의 사회적 타살로 비판받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씨에 대한 범죄자 낙인찍기에 대해 케이비에스가 자유로울 수만은 없다는 사회적 지적 한가운데에 지난해 11월24일 ‘뉴스9’의 단독 보도가 있다”고 비판했다.
김 부위원장은 해당 보도의 문제점을 크게 2가지로 꼽았다. 혐의를 입증할 만한 직접 증거가 없는 상태에서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피의자의 진술 내용을 토대로 추측성 보도를 한 점, 혐의 사실과 전혀 무관한 개인의 사적인 대화 내용을 그대로 보도했다는 점 등이다.
그러나 한국 방송은 지난해 12월10일 자체 비평 프로그램인 ‘TV비평 시청자데스크’를 통해 “유명 연예인이 연루돼 사회적 관심이 큰 사안으로 이씨 쪽 반론도 충실히 포함했다”는 해명을 내놓은 뒤 유사한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한국방송은 이날 회의 전 보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김 부위원장의 사전 의견서를 받고 “경찰 수사와 관련된 내용을 중심으로 선별했다”, “녹취 내용은 두 사람 사이에 마약을 투약할 정도의 관계(가 있음)를 알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었다”, “보도 시점과 이씨의 사망 사이에는 한 달이라는 간격이 있으므로 케이비에스의 보도 내용을 문제 삼는 것은 지나치다” 등의 답변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방송이 기존 입장을 반복하자 김 부위원장은 회의에서 “공영방송으로서 책임성과 엄청난 무게감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지 굉장히 의아스럽다”고 반박했다. 그는 “연예인은 엄격히 말하면 국민의 알 권리 충족이라는 언론의 책임과 역할이 요구되는 공인이 아니므로 국민의 알 권리 충족이라는 (보도) 명분은 매우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케이비에스 보도 이후) 한 달여 동안 케이비에스의 보도 내용이 보도 취지와 달리 2차 가공되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무분별하게 공유됐고, 유튜브에서 확산됐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케이비에스는 과연 책임이 없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인지 되물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비판에 회의에 출석한 김 방송주간은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유명을 달리하신 고 이선균씨와 그 가족분들에게 애도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면서도 “연예인의 사회적 위상은 시대 속에서 굉장히 변화되고 있고 마약 확산 분위기 속에서 마약과 관련해 연예인의 영향력은 언론의 감시를 받을 만큼 막대하게 커졌다”고 주장했다. 이씨 쪽 반론도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전체 1시간23분 분량의 녹취파일 가운데 16초 분량만 (이씨의 마약 투약 의심) 정황을 객관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사용했다고도 밝혔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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