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난동 ‘수노아파’ 일부 집행유예…법원 “최대한 선처” 왜?

그랜드하얏트서울 호텔에서 난동을 부린 폭력조직 수노아파에서 활동한 조직원들이 지난해 6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남산의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난동을 부렸던 폭력조직 ‘수노아파’ 조직원들 대다수가 조직 가입을 권유하거나 조직에서 활동한 혐의 등으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4부(재판장 최경서)는 29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단체 등의 구성·활동) 혐의 등으로 기소된 수노아파 조직원 18명에게 징역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교도소에서 조직 가입을 권유한 ㄱ씨는 징역 1년6개월, 교도소 출소 후 바로 조직에 가입한 ㄴ·ㄷ씨는 징역 8개월을 선고받았다. 3개월간 조직생활을 한 뒤 사회복지사로 일하던 중 재판에 넘겨지는 바람에 직장을 잃은 전 조직원 ㄹ씨에게는 선고유예가 나왔다. 선고유예란 죄를 지은 것은 맞지만 형을 유예해 2년간 별다른 범죄를 저지르지 않으면 면소되는 제도다.

이날 재판부는 “내가 한 일도 없는데 왜 벌을 받아야 하는지 의심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범죄단체 가입했다는 것 자체로 사회에서 큰 죄”라며 “최대한 선처한 것을 명심하라. 재범할 경우 실형을 복역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노아파 조직원들은 2020년 10월 서울 남산의 하얏트호텔에서 케이에이치(KH) 그룹 배상윤 회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호텔 식당에서 밴드 공연을 강제로 중단시키거나 손님에게 욕설하고 문신을 드러낸 채 집단으로 사우나를 이용하는 등 행패를 부린 사건으로 주목을 받았다. 검찰은 이 사건을 호텔을 인수한 배 회장이 운영하는 사모펀드 등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본 수노아파 부두목급 조직원 등이 손실금 회수 목적으로 조직원들을 사주해 저지른 ‘이권 다툼’으로 보고 모두 37명을 기소했다.

재판부는 ‘호텔 난동사건’으로 기소된 12명의 조직원과 수노아파 활동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들을 분리해서 심리하고 있다. 이날 재판에는 피고인 37명 가운데 수노아파 구성·활동 혐의를 받는 조직원들을 상대로 한 선고가 이뤄졌다.

이정규 기자 j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