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물가상승 2% 수준 이하로 떨어져야 '물가' 관심 꺼져"
"물가 관심 높았다가 줄어들려면 물가 더 많이 떨어져야"
'라스트 마일' 韓 물가, '긍정' 신호에 과도한 의미 부여 말아야
'운'까지 따라줘야 '물가안정'까지 평균 3.2년 소요
보고서는 “우리나라는 점차 물가 지표가 낮아지는 모습이나 물가 안정기 진입과 관련된 마지막 단계, 라스트 마일(Last mile) 리스크는 잔존한다”고 밝혔다. 물가에서 라스트 마일은 가격 조정 모멘텀과 물가 상승 재발 위험이 상존하지만 기저효과로 물가상승률은 안정돼 있는 상황을 뜻한다.
과거 주요국이 고물가기에서 물가안정기로 성공적으로 안착하느냐, 실패하느냐는 라스트 마일에서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달려 있다. 보고서는 “가격 조정 모멘텀이 상존함에도 불구하고 큰 폭의 인플레이션 충격 이후 기술적으로 따라오는 기저효과를 물가안정기로의 진입으로 오인, 정책당국이 성급하게 완화 기조로 전환하면서 물가 대응에 실패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라스트 마일 단계를 넘어 물가가 안정될 것이라는 신호를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보고서는 물가안정기의 특징으로 △물가에 대한 합리적 무관심 △특정 부문에서 발생한 물가 충격이 여타 부문으로 파급되지 않고 부문 내 자체 소멸 △물가가 일시적으로 등락하더라도 기조적으로 장기간 목표 수준 근방에서 벗어나지 않는 상태라고 분석했다.
고물가 충격이 있은 후 물가가 안정기로 가려면 상당한 시간과 인내심이 필요하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2023년 주요국의 과거 사례를 분석한 논문에 따르면 물가안정기로 진입에 성공한 사례의 경우 최초 고물가 충격 발생 이후 충격 발생 전 수준으로 돌아가는 데 평균 3.2년에 소요됐다.
보고서는 “물가안정 성공 사례를 보면 통화긴축이 상당기간 일관되게 시행됐을 뿐 아니라 금융·외환·실물 등 거시경제 안정책도 병행됐다”며 “일각에선 유가 외에 추가적인 공급 충격이 없었던 행운도 일부 작용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은은 2004년 1월~2019년 12월까지 사례를 계량 모형으로 추정한 결과 물가 관심이 높았다가 관심이 낮은 단계로 가려면 물가상승률이 2% 수준 이하여야 한다고 예측했다. 반면 물가에 관심이 낮았다가 높은 수준으로 옮겨갈 때는 물가상승률이 2.5%를 넘겨야 한다. 물가 관심이 높았다가 다시 낮아지려면 충분히 낮은 수준의 물가상승률이 나타나야 한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현재 우리나라 물가에 대해 “추가적인 공급 충격이 단기적으로는 제한적이고 주요 지표들이 안정세를 보이고 물가 상승의 부문별 파급도 축소되고 있다”면서도 “유류세 인하 종료나 지연된 공공요금 인상시 비용충격이 추가로 발생할 여지가 있고 가격 조정 모멘텀이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은 과거 평균에 비해 아직 응답자간 불일치가 높고 ‘모르겠음’ 응답 비중은 낮아 물가에 대한 관심이 아직 높다”고 평가했다.
해외에서도 ‘라스트 마일’과 관련 물가상승이 완만하고 더디게 완화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보고서는 “금리 인상에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는 서비스 부문의 경제 내 비중이 증가하는 데다 팬데믹 이후 근로자가 지속적으로 부족하고 중동지역 리스크 등 향후 새로운 충격이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일부 물가지표의 일시적 긍정 신호에 과도한 의미를 두지 않도록 다양한 지표들의 추세적 움직임을 인내심을 갖고 종합적으로 분석·판단하는 노력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정희 (jhid020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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