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지표는 꺾여도, 싸움은 계속돼야"…한은, 성급한 완화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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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주요국의 물가 안정기 사례를 분석한 결과, 지표로는 물가 안정이 이뤄진 것처럼 보여도 마지막 단계(last mile) 리스크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정책 실패로 돌아갈 수 있다는 분석이 한국은행 내부에서 나왔다.
보고서는 "역사적으로 물가안정 진입에 실패한 사례를 보면, 큰 폭의 인플레이션 충격 이후 기술적으로 따라오는 기저효과를 물가안정기로의 진입으로 오인(마지막 단계 리스크에 대한 부주의)하면서 정책당국이 성급히 완화 기조로 전환한 사례가 다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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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리스크 주의 안하면 실패…인내심 필요"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과거 주요국의 물가 안정기 사례를 분석한 결과, 지표로는 물가 안정이 이뤄진 것처럼 보여도 마지막 단계(last mile) 리스크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정책 실패로 돌아갈 수 있다는 분석이 한국은행 내부에서 나왔다.
특히 물가 지표가 기술적으로 낮아지는 기저효과를 물가 안정기로 오인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의 싸움 마지막 단계에서 성급한 기준금리 인하 등의 완화적인 통화정책은 지양해야 한다는 취지다.
한은 통화정책국 정책분석팀 정성엽 차장, 도경탁 과장 등은 29일 이 같은 내용의 '물가안정기로의 전환 사례 분석 및 시사점' 제하의 BOK 이슈노트 보고서를 펴냈다.
보고서는 "역사적으로 물가안정 진입에 실패한 사례를 보면, 큰 폭의 인플레이션 충격 이후 기술적으로 따라오는 기저효과를 물가안정기로의 진입으로 오인(마지막 단계 리스크에 대한 부주의)하면서 정책당국이 성급히 완화 기조로 전환한 사례가 다수"라고 밝혔다. 사례 분석 대상은 한국과 미국, 일본, 영국, 스웨덴, 뉴질랜드 등이었다.
여기서 마지막 단계 리스크란 가격조정 모멘텀과 인플레이션 재발 위험이 상존하는 가운데 기저효과로 물가 상승 지표는 안정돼 보이는 상황을 가리킨다.
쉽게 말해, 기조적 인플레이션 하락만으로 물가안정기로의 재진입을 확신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물가안정기로의 진입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헤드라인 지수의 일시적 반등에 기조적 인플레이션이 유의하게 반응하지 않는지 여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럼 과거 실패한 당국은 무엇을 정확히 잘못한 것일까. 보고서는 "정책당국 입장에서는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률 완화)에 소요되는 기간에 대한 부담으로 성급한 완화에 따른 비용을 간과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타 논고의 계산에 따르면) 물가안정기로 진입 성공한 사례의 경우 최초 인플레이션 충격 발생 이후 충격 발생 전 수준으로 돌아가는 데 평균 3.2년이 소요됐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이에 연구진은 우리나라의 물가 국면을 평가하면서, 점차 물가 상승률 지표가 낮아지는 모습이나 물가 안정기 진입과 관련된 마지막 단계 리스크는 잔존한다고 진단했다.
인플레이션 기대나 품목별 분포를 보면 아직 가격조정 모멘텀이 남아있는 데다 비용충격이 추가로 발생할 여지도 여전해 보이기 때문이다.
정 차장은 "따라서 일부 물가지표의 일시적 긍정 신호(head fake)에 과도한 의미를 두지 않도록, 다양한 지표들의 추세적 움직임을 인내심을 갖고 종합적으로 분석·판단하는 노력을 지속할 필요가 있겠다"며 "상대적으로 더 보수적이고 더 낮은 인플레이션을 경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과거 평균적인 물가 안정 성공 기간인 3.2년은 그렇게 짧은 시간이 아니다. 굉장히 인내심이 필요하다"라면서 '물가 안정에 성공을 한다 하더라도 꽤 많은 시간이 필요했었다'는 데 방점을 찍었다.
다만 이번 보고서 내용은 "순수한 실무진 의견"이라며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위원에게 제공하는 참고자료 격으로, 시장에 대해서 어떤 메시지를 던지고자 하는 의도는 없다"고 덧붙였다.
icef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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