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물가 불안 요인 여전히 남아…‘일시적 긍정 신호’ 경계”

한국은행은 우리나라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지표가 낮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물가 안정기에 진입했다고 판단하기에는 여전히 불안한 요인이 남아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한은 통화정책국은 오늘(29일) ‘물가 안정기로의 전환 사례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인플레이션 기대와 품목별 분포를 보면 아직 가격 조정 요인이 남아있는 데다 비용 충격이 추가로 발생할 여지도 여전히 있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예를 들어 유류세 인하 등 정부의 가격 정책이 종료되거나 전기료 등 보류된 공공요금이 인상될 경우 경제 주체들의 기대인플레이션을 다시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는 뜻입니다.

역사적으로 물가 안정기로의 진입에 실패했던 사례를 보면 ‘마지막 단계(last mile) 리스크’에 대한 부주의에 기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한은은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가격 조정 요인과 인플레이션 재발 위험이 남아 있는 가운데도 큰 폭의 인플레이션 충격 이후 기술적으로 따라오는 기저 효과를 물가 안정기로의 진입으로 오인하면서 정책 당국이 성급하게 통화정책을 완화 기조로 전환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진단했습니다.

반면 “과거 물가 안정 성공 사례를 보면 통화 긴축이 상당 기간 일관되게 시행됐을 뿐 아니라 금융·외환·실물 등 거시경제 안정을 위한 정책적 노력도 병행됐던 것으로 나타났다”며 “유가 충격 외에는 추가적인 공급 충격이 없었던 행운도 일부 작용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한은은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일부 물가 지표의 ‘일시적 긍정 신호’에 과도한 의미를 두지 않도록 다양한 지표들의 추세적 움직임을 종합적으로 분석, 판단하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한은은 “달라진 여건을 감안할 때 과거 사례에 기반해 우리나라의 현재 인플레이션 상황을 진단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며 “과거보다 우리 경제의 복원력이 강화됐고, 통화정책도 통화량 중심에서 금리 중심체계로 전환된 측면은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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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서영 기자 (bellesy@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