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애국 페이’ 없앤다···月시간외수당 100시간 인정, 소위·하사 연봉 각각 716만원·718만원↑[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이현호 기자 2024. 1. 2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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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현업 공무원’이 아니라며 제외
열정 넘어 ‘애국 페이’란 지적 나와
GP·함정 근무자 등의 2만 명 혜택
이달부터 적용···지급은 내달부터
육군 21사단 GOP 장병들이 지난 12일 눈 쌓인 철책을 꼼꼼히 점검하며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사진 제공=국방부
[서울경제]

국가 안보와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국방에는 퇴근시간이 없다. 이런 탓에 군인들은 24시간 상시근무체계를 유지함에도 불구하고 합당한 보상체계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일반 공무원처럼 일 4시간, 월 57시간이라는 시간외근무 수당으로 인정시간이 제약을 받아왔다.

이유인 즉, 국가공무원복무규정 제12조 제1호와 제2호는 현업기관 근무자 또는 교대 근무자 등 업무성격상 초과근무가 제도화돼 있는 공무원을 현업 공무원으로 규정한다. 군인은 ‘현업 공무원’이 아니기 때문이다.

현업 공무원 지정 조건은 △직무의 성질상 상시근무 체제를 반드시 유지해야 할 필요가 있는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 △해당 직무의 특성상 상시근무, 즉 업무에 공백이 없도록 24시간 근무(교대근무 등)를 할 필요가 있는 경우 △상시근무 체제에 준하는 근무를 해야 할 필요가 있으나 교대근무를 시행할 경우 행정 비효율성이 예측되는 근무형태의 공무원인 경우 △직무 성질상 토요일 또는 공휴일에도 반드시 정상근무를 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 해당된다.

軍 100시간 초과도 절반 57시간만 인정

대표적으로 특정직 경찰공무원·소방공무원·경호공무원 △일반직 방호공무원·교정공무원이 현업 공무원으로 분류된다.

이 때문에 전방부대와 경계부대에서 근무하는 군인들은 한 달에 100시간 초과근무를 해도 절반인 57시간만 수당을 받을 수 있다. 일각에서는 ‘열정 페이’를 넘어 ‘애국 페이’를 강요한다는 비아냥 소리가 나왔다. 따라서 군인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제대로 보상 받을 수 있도록 시간외수당 지급기준 등에 대해 구체적인 조항과 법적 근거가 마련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연말연시를 맞아 지난해 12월 28일 경기 연천군 중부 전선 육군 제5보병사단 열쇠전망대를 방문해 식당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대통령실

국방부는 올해부터 경계부대에서 복무하는 대위 이하 장교와 부사관의 시간외근무(OT) 수당 한도가 1일 4시간, 월 57시간에서 1일 8시간, 월 100시간까지 늘어난다고 25일 밝혔다.

이 규정이 적용되면 육군 일반전초(GOP) 부대에서 근무하는 소위를 기준으로 연간 총 보수(기본급+수당+당직근무비)는 지난해 3856만원에서 올해 4572만원으로 716만원(19%) 오른다. 하사는 지난해 3817만원에서 올해 4535만원으로 718만원(20%) 인상된다.

바뀐 제도에 따른 급여는 1월 시간외근무 실적을 반영해 2월부터 지급된다.

군인은 비상대기 등으로 초과근무를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일반 공무원과 마찬가지로 공무원 수당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기존에 월 57시간 한도가 적용되면서 수당을 제대로 받지 못한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특히 경계부대에서는 출퇴근 없이 24시간 대비태세를 유지하다 보니 월평균 150시간 이상 초과근무가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자료: 국방부

시간외근무수당 인정시간이 확대되는 대상은 적(敵)의 침투·도발이나 그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출·퇴근 없이 24시간 현행작전 임무를 수행하는 경계부대 근무자다.

이번에 시간외근무수당 한도가 확대되는 대상은 △육군의 감시초소(GP)나 GOP 근무자 △잠수함·초계함 등 해상작전을 담당하는 해군의 함정 근무자 △상황 발생시 즉각 출격을 준비하는 공군의 비상대기 조종사 △백령도·연평도 등 서북도서를 지키는 해병대 해안경계부대 근무자 등 총 2만여 명이다.

대위 이하 장교와 부사관에게 지급되며, 2만여 명의 대상자 가운데 76%(1만5000여 명)가 임관 5년 미만의 초급간부라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국방부는 “시간외근무수당 인정시간 확대는 최전방 접적지역, 함정, 도서산간 등 열악한 환경에서 묵묵히 임무를 수행하는 경계부대 군인의 경제적 보상을 현실화할 것”이라며 “우리의 영토와 영해, 영공을 굳건히 지키는 군인의 처우 개선을 통해 철통같은 안보로 국민께 보답하는 군이 되겠다”고 설명했다.

비상대기 중이던 공군 전투기조종사(20전비 123대대 대위 허남준)와 정비사가 긴급출격명령을 받고 KF-16 전투기를 향해 뛰어가고 있다. 사진 제공=국방부

시간외근무수당 상승으로 초급 간부의 연봉이 오르게 될 경우, 이는 국방부가 지난달 23-27 군인복지기본계획에서 제시한 2027년 초급간부의 보수 인상 목표 대비 92% 수준이다. 중견·중소기업 초임 연봉 수준과 비슷하다.

시간외근무수당 인정시간 확대는 최전방 접적지역, 함정, 도서산간 등 열악한 환경에서 묵묵히 임무를 수행하는 경계부대 군인의 경제적 보상을 현실화하고, 군의 사기를 진작시켜 확고한 군사대비태세 완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초급 간부의 복무 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이번 조치가 국방부의 설명처럼 초급 간부 지원율과 복무 만족도가 모두 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은성 국방부 보건복지관은 “당정 및 관계부처와의 오랜 협의로 군인의 시간외근무수당 등에 관한 규정을 대통령령으로 제정하게 됐다”며 “24시간 주말·야간에도 출퇴근 없이 근무하는 대위 이하 근무자에 대한 시간외근무수당 인정시간이 확대됐고 이를 통한 보수 인상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호 기자 h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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