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오염, 내장비만·심혈관질환 위험 높여

유해환경에 반응한 생체 스트레스에 의해 장내 과도한 지방이 유입될 수 있다. 한국연구재단 제공.

환경오염에 노출되면 내장비만이 촉진되면서 심혈관 건강도 위협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혈관 질환을 예방·치료하려면 소화기 건강 관리가 선행돼야 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연구재단은 문유석 부산대 교수 연구팀이 환경오염 노출에 대한 생체 스트레스 반응을 분석해 내장조직에 지방이 유입·축적되는 원리를 제시했다고 29일 밝혔다. 

환경유해인자는 심혈관계 질환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인체는 미세먼지, 플라스틱, 독소, 항생제, 화학첨가제 등 화합물에 노출되면 심혈관계가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다. 정확히 어떤 메커니즘으로 영향을 받는지는 그동안 불분명했다. 

연구팀은 다양한 환경오염인자가 체내 만성 염증과 대사증후군의 원인이 되며 궁극적으로 심혈관계 질환 위험을 높인다는 점을 규명했다. 

환경오염에 노출된 인체세포는 세포 소기관인 리보솜 등을 통해 스트레스를 감지하고 대응한다. 연구팀은 리보솜의 독성 스트레스 반응이 장내에 과도한 지방 유입을 유발해 만성적인 염증과 대사증후군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먼저 환경오염에 반응하는 소화기 스트레스 질환으로 ‘염증성 장질환’ 환자의 데이터를 활용해 스트레스 유전자군의 변화를 예측했다. 환자들의 장상피조직과 장간막에 지방이 과도하게 유입되는 현상이 리보솜 스트레스 반응과 연관이 있음을 실험적으로 확인했다. 

또 동물 및 오가노이드 모델 분석을 통해 리보솜 스트레스 반응이 지질인자의 비정상적 구성을 야기한다는 점, 저밀도콜레스테롤 수용체 등을 통해 장 및 장간막으로 혈중 콜레스테롤이 선택적으로 유입된다는 점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인체가 환경 스트레스 유해인자에 장기간 노출되면 내장지방이 축적되고 만성 염증이 생기면서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아지는 ‘장-심혈관 연계’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문 교수는 “이번 연구는 환경 스트레스와 연관해 심혈관계 질환 위험인자 중 내장지방의 축적 과정을 장질환 환자 데이터를 통해 예측하고 실험적으로 증명해 장이 심혈관계 질환의 중요한 시발점이 될 수 있음을 예측했다”며“향후 소화기 조절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심혈관계 질환 예방 치료 전략을 수립하는 기초자료로 이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연구는 국제학술지 ‘테라노틱스’에 20일 게재됐다.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