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대부분 고령, 매일 살얼음판” … 중처법에 뿌리기업 ‘고사’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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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대부분이 60대 이상 고령자라 사고가 잦은데, 매일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입니다."
인천에서 직원 26명 규모의 금속가공업체를 운영하는 강모(55) 씨는 지난 27일부터 50인 미만 사업장에 중대재해처벌법(중처법)이 확대 시행되면서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29일 산업계에 따르면 5인 이상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 중처법이 전면 시행되면서 영세한 뿌리산업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불안감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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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벌 너무세… 사업 접고 싶어”
용접 등 업계 침체 가속화 할듯
“직원 대부분이 60대 이상 고령자라 사고가 잦은데, 매일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입니다.”
인천에서 직원 26명 규모의 금속가공업체를 운영하는 강모(55) 씨는 지난 27일부터 50인 미만 사업장에 중대재해처벌법(중처법)이 확대 시행되면서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이 회사는 젊은 인력 유입이 끊겨 직원 평균 나이가 무려 65세에 달한다. 나이 든 직원들이 많은 탓에 장비에 부딪히거나 넘어지는 등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강 씨는 “아무리 안전수칙을 강조하고 보호장비를 갖춰도 사고는 일어날 수 있는데, 대표까지 처벌한다고 하니 이제는 정말 사업을 접고 싶은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29일 산업계에 따르면 5인 이상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 중처법이 전면 시행되면서 영세한 뿌리산업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불안감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뿌리산업은 자동차·철강 등 대형 제조기업에 장비와 부품을 공급하는 기간(基幹) 업종이지만, 빠른 고령화와 경기 침체로 안전관리체계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영세기업들이 부지기수다.
국가뿌리산업진흥센터에 따르면 주조·금형·소성가공·용접·표면처리·열처리 등 6대 뿌리업종에 종사하는 60대 이상 근로자는 지난해 기준 4만6391명으로 지난 2019년 2만4644명 대비 2배 가까이 늘었다. 반면 30대 근로자는 14만7991명에서 10만7128명으로 크게 줄었다. 고령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 중인 뿌리산업 종사자들은 이번 중처법 확대 시행으로 업황 침체가 가속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소규모 건설현장의 경영주 처벌 사례도 급증할 전망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최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21년 건설산업 사망자 417명 중 83.2%에 달하는 347명이 49인 이하 건설공사에서 발생했다. 또 건산연이 지난 3년간 건설업 사망사고를 공사규모별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50억 원 미만 소형 건설 사업장에서 가장 많은 355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사망자의 49%가 50억 원 미만 소형 건설현장에서 나왔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이날 오전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경영계의 절박한 호소에도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중처법 유예 법안이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준비가 부족한 영세 소규모 기업 실태를 고려해 법 적용 유예 연장을 위한 재입법을 국회가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호준·김영주·박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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