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돈암동과 ‘되너미고개’[이기봉의 우리땅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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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곽의 혜화문 밖 성북구 돈암동에서 미아동으로 넘어가는 고개 이름을 미아리고개라 부른다.
일제강점기 미아동 지역에 조선인 공동묘지가 조성되었고, 서울에 살던 사람이 이 고개를 넘어 묻히면 다시 돌아오지 못한다는 의미가 부각되어 미아리고개로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이때 사람들은 이 마을을 '되너미고개'라고 불렀는데, 한자 두 글자의 행정지명으로 차마 오랑캐의 의미가 담긴 한자인 狄踰(적유) 또는 胡踰(호유)란 한자를 쓰긴 싫었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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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곽의 혜화문 밖 성북구 돈암동에서 미아동으로 넘어가는 고개 이름을 미아리고개라 부른다. 일제강점기 미아동 지역에 조선인 공동묘지가 조성되었고, 서울에 살던 사람이 이 고개를 넘어 묻히면 다시 돌아오지 못한다는 의미가 부각되어 미아리고개로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1956년 6·25전쟁의 아픔을 노래한 대중가요 ‘단장의 미아리고개’가, 2013년에는 신세대의 연애상을 담고 있는 금잔디의 트롯풍 ‘신미아리고개’가 널리 유행하면서 전국적으로 가장 유명한 고개 중의 하나가 되었다.
김정호의 ‘대동여지도’에는 미아리고개가 狄踰峴(적유현)으로 나온다.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부르던 우리말 지명인 ‘되너미고개’를 오랑캐 狄(적), 넘을 踰(유), 고개 峴(현)을 빌려 狄踰峴(적유현)이라 기록한 것으로, 오랑캐 胡(호)자를 써서 胡踰峴(호유현)이라 표기한 자료도 있다. ‘되놈이 넘나들던 고개’란 의미인데, 여기서 되놈은 오랑캐로 여긴 여진족, 특히 두만강가에 살던 여진족을 비하하던 우리말이다. 여진족 사신들이 서울을 오고 갈 때 동북쪽의 혜화문과 이 고개를 거쳤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생긴 이름이다. 여진족과의 교류가 잦았던 평안도와 함경도 곳곳에 나타나는 흔한 지명이기도 하다. 되놈과 뛔놈 또는 떼놈은 여진족의 청나라가 중국 전체를 지배하면서 중국인 전체를 비하하는 의미로 확장되었다고 한다.
구한말경 되너미고개를 포함한 마을이 한성부의 동서(東署) 관할 숭신방 동신외계 아래의 독자적인 행정단위로 편제되게 되었다. 이때 사람들은 이 마을을 ‘되너미고개’라고 불렀는데, 한자 두 글자의 행정지명으로 차마 오랑캐의 의미가 담긴 한자인 狄踰(적유) 또는 胡踰(호유)란 한자를 쓰긴 싫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되너미’와 소리가 비슷하면서 좋은 의미의 도타울 敦(돈)자가 들어간 敦巖里(돈암리)로 표기하였다. 되너미와 돈암, 비슷하게 들리지 않는가? 옛날이나 지금이나 이왕이면 좋은 의미의 한자를 택하고픈 마음은 똑같은 것 같다.
국립중앙도서관 학예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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