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로 인종차별 받았던 오타니, 100% 영어로 수상 소감 '화제'..."LAA에 감사, LAD서 커리어 기대"
[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가 공식 석상에서 유창한 영어로 소감을 밝혀 화제가 되고 있다.
오타니는 지난 28일(한국 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 뉴욕지부 주최 만찬회에 참석해 2023시즌 아메리칸리그(AL) MVP 상패를 받았다.
지난해 타자로 135경기 타율 0.304(497타수 151안타) 44홈런 95타점 20도루 OPS 1.066, 투수로 23경기 10승 5패 평균자책점 3.14, 132이닝 167탈삼진 등 독보적인 성적을 기록한 오타니는 AL MVP 투표에서 BBWAA의 1위 표 30표를 모두 휩쓸며 메이저리그(MLB) 역대 최초로 2회 만장일치 MVP에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날 행사에 취재진을 포함해 약 600명의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오타니는통역의 도움 없이 일본어를 사용하지 않고 오직 영어로만 2분에 걸쳐 미리 준비한 수상 소감을 밝혔다.
오타니는 "저에게 투표해주신 모든 기자분들께도 감사드린다. 이 상은 매우 권위 있는 상이며 저에게 큰 의미가 있다"고 감사의 뜻을 밝혔다. 이어 "이 자리에 계신 동료 분들도 축하드린다"며 다른 수상자들에게도 축하의 인사를 전했다.
오타니는 전 소속 구단인 LA 에인절스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그는 "에인절스 구단과 구단주, 프런트 및 전 직원 여러분, 지난 6년 간 성원해주시고 제가 좋아하는 야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며 "매 시즌 저를 도와주고 격려해준 팀 동료들과 코칭 스태프 여러분들께도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오타니는 새 소속팀 다저스를 향해서도 감사의 뜻을 밝혔다. 그는 "저를 믿어준 다저스 구단에 감사드린다. 저는 제 커리어의 다음 단계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에인절스에서 6시즌을 보내고 자유계약선수(FA)가 된 오타니는 지난해 12월 10년 7억 달러(약 9,358억 원)라는 북미 프로스포츠 사상 역대 최고 규모의 계약을 맺고 다저스 유니폼을 입었다.
유창한 영어로 수상한 수상 소감을 이어간 오타니는 팬들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오타니는 "저뿐만 아니라 MLB를 응원해주시는 전 세계 모든 팬들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 국민 여러분이 매일 저에게 보내주시는 열정적인 성원은 제가 야구를 할 수 있는 원동력이다"라고 밝혔다.
오타니는 "오늘 만찬에 참석해준 에이전트 네즈 발레로 부부와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은 CAA 스포츠(오타니 에이전시), 항상 제 곁을 지켜준 미즈하라 잇페이(통역)에게도 감사하다. 마지막으로 제 가족과 친구들에게도 감사하다"며 수상 소감을 마쳤다.
영어로 수상 소감을 밝힌 오타니에 대해 일본과 미국 모두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오타니의 영어가 발전했다', '오타니가 통역에 의존하지 않고 유창한 영어로 감사의 말을 전했다', '일본어 없는 2분 스피치에 미국이 경악' 등의 내용으로 오타니의 영어 수상 소감에 주목했다.
미국 매체 '폭스스포츠'도 "오타니가 미국에 진출한 이후 공개석상에서 말한 것 중 가장 많은 영어를 구사했다"며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오타니의 수상 소감 영상을 본 미국 현지 팬들은 '놀랍다', '영어가 유창하다', '더이상 통역이 필요 없을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미국 팬들은 과거 오타니의 영어를 문제 삼아 인종차별 논란을 일으켰던 스티븐 A. 스미스의 발언을 재조명했다.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ESPN의 간판 진행자 스미스는 2021년 자신이 진행하는 프로그램 '퍼스트 테이크(First Take)'에서 "MLB 홈런 1위를 달리는 오타니가 통역을 통해 인터뷰한다. 마케팅에 도움이 되지 않는 모습"이라며 "MLB의 대표하는 선수가 통역을 필요로 하는 선수인 건 리그 흥행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브라이스 하퍼, 마이크 트라웃과 같은 선수들이 흥행을 이끌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인종차별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스미스는 이후 발언에 오해가 있었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그러나 지난해 9월 FA를 앞둔 오타니에 대해 "오타니가 5억 달러의 계약을 맺는다는 이야기는 더 이상 듣고 싶지 않다. 다저스처럼 이기는 팀에도 5억 달러짜리 선수는 없다. 나라면 그에게 5억 달러를 주지 않을 것"이라며 또 다시 날선 발언을 했다.
결과적으로 스미스의 발언은 모두 망언이 됐다. 오타니는 5억 달러를 훨씬 뛰어 넘는 7억 달러의 계약을 맺었고, 유창하게 영어를 하는 모습도 보여줬다. 미국 팬들은 오타니의 연설을 보고 '스미스는 지금 혼란에 빠졌다', '스미스는 지금쯤 울고 있을 것', '그(스미스)는 또 틀렸다', '스미스에게 오타니 연설 영상을 보여주지 마라', '스미스씨, 이 정도면 오타니가 야구계의 얼굴이 될 수 있겠어? 아니면 발음 때문에 여전히 안돼?' 등 스미스의 과거 발언을 비꼬는 반응들을 보였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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