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파고드는 낚싯줄로 고통…새끼 남방큰돌고래 구조작전 돌입

박미라 기자 2024. 1. 29.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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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핑크돌핀스 등 3개 단체 긴급구조단 결성
선박 접근 후 끊어내기 위한 훈련 돌입
주둥이와 꼬리에 낚싯줄을 단 채 두달 넘게 살아가고 있는 새끼 남방큰돌고래 종달이와 종달이 어미. 제공=제주 돌고래 긴급 구조단

주둥이와 꼬리에 낚싯줄을 단 채 두달 넘게 살아가고 있는 새끼 남방큰돌고래를 구조하는 작업이 시작됐다.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는 해양다큐멘터리팀 돌핀맨, 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와 협력해 ‘제주 돌고래 긴급 구조단’을 긴급 결성하고, 새끼 남방큰돌고래 종달이 구조에 돌입했다고 29일 밝혔다. 제주 돌고래 긴급 구조단은 앞서 해양수산부에 제주도에 구조계획서를 제출하고 구조를 승인 받았다.

긴급 구조단은 전문가와 논의한 결과 포획 보다는 선박으로 접근해 칼을 매단 장대로 낚싯줄을 끊어내는 방식의 구조 계획을 세웠다고 밝혔다. 긴급 구조단은 구조에 앞서 돌고래에 지속적으로 다가가 경계심을 없애고 친근감을 높이는 훈련을 하고 있다.

핫핑크돌핀스 관계자는 “상처를 입거나 스트레스를 받은 야생 돌고래에게 접근하는 건 위험한 일”이라면서 “제주 남방큰돌고래 개체군의 특성, 제주 바다 환경, 구조할 돌고래의 건강 상태, 어미와 새끼의 각별한 관계성, 움직임 및 행동 등을 파악한 후 전문가와 논의해 실질적인 구조 계획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이어 “종달의 구조 작업의 목표는 돌고래를 포획하지 않고 낚싯줄을 끊어내고 인간 역시 다치지 않는 것”이라면서 “안전하게 구조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도록 사전 훈련과 장비 테스트 후 구조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둥이와 꼬리에 낚싯줄을 단 채 두달 넘게 살아가고 있는 새끼 남방큰돌고래. 다큐제주 제공

새끼 남방큰돌고래인 종달은 지난해 11월 초 꼬리에 낚싯줄로 추정되는 폐어구를 단 채 유영하는 모습이 처음 목격됐다. 자세히 관찰한 결과 낚싯줄로 추정되는 폐어구는 종달이 주둥이부터 꼬리까지 연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가는 낚싯줄이 종달이의 몸에 파고들어 깊은 상처를 냈고, 꼬리에 달린 낚싯줄에 많은 해조류가 달라붙어 돌고래의 정상적인 유영을 방해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낚싯줄을 제거하지 않으면 새끼 돌고래의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긴급 구조단은 지난해 11월9일 해양수산부에 이러한 사실을 알렸고 해수부와 제주도청, 관련 기관 전문가들이 몇차례 긴급회의를 진행한 끝에 최근 구조 승인이 이뤄졌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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