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방정부 공무원들 월급 못 받아…부동산 침체 여파

조기원 기자 2024. 1. 29.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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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 부동산 경기 침체로 지방 정부 재정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부 지방 정부 소속 공무원들은 급여 체불을 호소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일본 아사히신문이 29일 전했다.

중국 지방 정부가 공무원들에게 제때 월급을 못 주는 가장 큰 원인은 부동산 경기 침체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중국 부동산 경기가 급속히 식으면서 지방 정부 수입이 급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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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신문 보도
지난 2022년 4월 중국 베이징 건설 현장에서 노동자가 휴대전화로 통화를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최근 중국 부동산 경기 침체로 지방 정부 재정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부 지방 정부 소속 공무원들은 급여 체불을 호소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일본 아사히신문이 29일 전했다.

지난해 가을 중국 동북 지방 랴오닝성 와팡뎬시 시영 공원 동물전시장에 붙은 종이 한장이 소셜 미디어에서 화제가 됐다. 시 직원인 사육사는 당시 이 종이에 “우리는 6개월 급여를 받지 못했다. 동물에 줄 사료도 떨어졌다. (동물이) 곧 굶어 죽을 것”이라고 썼다. 이 글의 내용은 사실이었다. 아사히신문이 최근 이 공원을 찾아 청소하고 있던 사육사에게 물으니 자신과 동료들이 “반년간 급여를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런 일은 중국의 지방 대도시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중국 4개 직할시 중 한 곳인 텐진시의 공영 버스 회사 사원으로 보이는 이도 지난해 가을 온라인에 3개월 동안 급여를 받지 못했다는 글을 인터넷에 올렸다. 그는 “부모가 보내주는 돈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매우 괴롭다”고 토로했다.

중국 지방 정부가 공무원들에게 제때 월급을 못 주는 가장 큰 원인은 부동산 경기 침체 때문이다.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에서 토지는 국가 소유이다. 기업과 개인은 국가에서 사용권을 받아 부동산 사업을 한다. 지방 정부는 자신들이 관리하는 지역의 ‘토지 사용권’을 부동산 회사에 매각하는 방식으로 전체 수입 가운데 40% 정도를 벌어들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식으로 지방 정부가 벌어들인 수입이 지방 정부 전체로 따지면 2021년 8조7000억위안(1500조원)에 달했다. 20년 전에 견줘 150배 정도 늘어난 액수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중국 부동산 경기가 급속히 식으면서 지방 정부 수입이 급감하고 있다. 2021년 말 부동산 대기업 헝다그룹(에버그란데)이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를 맞았고, 지난해 가을 또다른 부동산 대기업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도 채무불이행에 빠졌다. 헝다그룹 채무불이행 사태 이후인 2022년과 지난해 1~11월 지방정부 전체 토지 사용권 매각 수입은 각각 전년에 견줘 약 20%씩 줄어들었다.

한편, 홍콩고등법원은 부동산 개발 업체로는 세계 최대 규모인 3270억달러(약 443조원)에 달하는 부채를 지고 있으며 중국 부동산 위기의 상징인 헝다그룹에 대해 29일 청산 판결을 내렸다. 린다 찬 판사는 헝다그룹을 청산해달라는 채권자들의 요구에 대해 “실행 가능한 구조조정 계획을 제시하는 부분에서 진전이 명백히 부족한 점을 고려해 청산 명령을 내리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하며 그렇게 명령한다”고 밝혔다. 법원 판결 뒤 헝다그룹 주식은 홍콩 주식 시장에서 거래 중지됐다.

다만, 헝다그룹이 당장 청산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헝다그룹 자산은 대부분 중국 본토에 있다. 홍콩과 중국 본토 사법 체계는 분리되어 있어, 헝다가 실질적으로 청산 절차에 들어가려면 중국 본토 법원이 헝다그룹을 청산하라고 판결해야 한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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