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 진단서 내 ‘병역 기피’... 축구 청소년대표 출신 프로게이머 ‘유죄’

법원 로고./뉴스1

축구 청소년 국가대표 출신 전직 프로게이머 원창연(32)씨가 병역을 기피한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5단독 오한승 판사는 병역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원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29일 밝혔다. 오 판사는 또 12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원씨는 지난 2020년 12월 정신과 의사로부터 받은 병무용 진단서를 인천병무지청에 제출해 ‘정신과적 증상’을 이유로 신체등급 4급 판정을 받았다. 경도 정신지체, 기분장애, 인격장애 등이 이유였다.

하지만 이는 원씨의 거짓말에 따른 것이었다. 원씨는 지난 2011년 병역판정검사에서 3급 현역 판정을, 2016년 재병역판정검사에선 2급 현역 판정을 받았다. 피부과 질환이 주된 이유였다. 정신과 병력이나 지적장애 증상은 없었다고 한다. 2018년엔 병역처분 변경을 신청해 과체중을 이유로 사회복무요원 소집 대상인 4급 판정을 받았다.

원씨는 정신과적 증상을 이유로 4급 판정을 받으면 군사소집 교육과 예비군 편입이 면제된다는 사실을 알고, 지난 2020년 정신과를 찾았다. 그는 감정 조절 어려움, 불면, 불안, 기분 저하 등 증상을 호소해 얻은 진단 결과를 인천병무지청에 제출해 7급 재검 대상 판정을 받았다. 또 “사람이 많은 곳에 갈 수 없다. 집 밖에 나가지 않으며 혼자 살고 있다. 하는 일 없이 집에만 있다”고 거짓으로 정신질환 증상을 호소, ‘정신과적 증상’을 이유로 한 4급 판정을 받았다.

원씨는 사회복무 군사교육이 밀려 있는 지역에서 3년 동안 소집되지 않으면 전시근로역으로 편입된다는 사실을 알고, 실제 거주지가 아닌 경기 부천시 등으로 주소를 이전하기도 했다. 당시 부천은 인천보다 상대적으로 군사교육이 밀려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시근로역은 평상시에는 징병되지 않다가 전시에만 소집돼 군사 지원업무에 투입된다.

오 판사는 “피고인은 신체등급 4급 판정을 받고도 병역 의무를 추가로 감면받기 위해 주소를 이전하고 정신질환을 왜곡·과장하며 거짓으로 진료를 받는 등 속임수를 썼다”며 “죄질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했다. 다만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초범이고, 잘못을 인정하며 반성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원씨는 축구 청소년 국가대표 출신으로, 프로게이머로도 활동했다. 지난해 8월 병역법 위반으로 기소된 이후 은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