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보호구역만 재산세 경감 대상…헌재 “합헌”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 토지 소유자 ‘위헌’ 주장
재판관 전원일치 기각

헌법재판소가 문화재 보호구역이 아닌 문화재 주변의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 내 부동산을 재산세 경감 대상으로 정하지 않은 법조항이 헌법에 위반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뉴스1

헌재는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에 토지를 소유한 청구인들이 구 지방세특례제한법 55조 2항 1호가 조세평등주의에 반해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고 29일 밝혔다.

청구인들은 경기 안양시 만안구에 소유한 토지 총 712㎡에 주택을 지으려 허가 신청을 했지만 시와 문화재청은 ‘문화재 주변 경관 저해와 훼손 우려가 있다’며 허가하지 않았다. 해당 토지는 인근에 보물 4호 ‘안양 중초사지 당간지주’가 있어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으로 지정돼 있었다.

청구인들은 이 토지에 대해 2018년 9월 재산세와 지방교육세 처분을 받았다. 그러자 비슷한 성격의 ‘문화재 보호구역’ 내 부동산은 지방세특례제한법상 최소 50% 이상 재산세 경감 대상에 해당하지만,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은 세제 혜택이 없다며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비슷한 희생을 부담하고 있는데도 세금 감면 대상에서 제외되는 바람에 조세 평등주의에 어긋난다는 취지다.

헌재는 문화재 보호구역과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을 지정하는 취지와 목적이 다르다는 이유로 청구인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헌재는 “보호구역은 문화재가 외부환경과의 직접적인 접촉으로 인해 훼손되지 않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다”며 “반면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은 문화재 주변 경관을 저해하는 이질적 요소들로 인해 문화재의 가치가 하락하지 않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했다. 또한 “보호구역에 있는 부동산은 대부분의 현상 변경 행위에 대해 허가가 필요하다”며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에 있는 부동산의 경우 비교적 건설공사의 시행이 더 자유롭게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재산권 행사 제한 정도에 차이가 있다”고 했다.

헌재는 “보호구역에 있는 부동산을 재산세 경감 대상으로 규정하면서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에 있는 부동산을 제산세 경감대상으로 규정하지 않은 것이 입법재량을 벗어난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어 조세평등주의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