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망주에서 트레이드, 팀 옮기는 김민수의 심경 “롯데에게는 죄송한 마음 뿐…새로운 팀에서는 좋은 모습 보여야”[스경X인터뷰]
김민수(26)는 지난 26일 트레이드로 유니폼을 바꿔입었다.
롯데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김민성을 LG에서 사인 앤 트레이드로 영입하면서 맞교환 카드로 김민수를 보낸 것이다.
김민수는 제물포고를 졸업한 뒤 2017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2라운드 13순위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뒤 처음으로 팀을 옮기게 됐다.
이미 전날부터 트레이드 사실이 알려지면서 야구계가 한 차례 떠들썩했다. 26일 공식 발표가 나기 전 김민수는 이미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발표가 나던 날 오전 트레이드가 되었다는 사실을 전해 들었고 LG에게서도 서울로 올라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스프링캠프지가 순식간에 미국 애리조나로 바뀌었다.
김민수는 전화 통화에서 “줄무늬 유니폼에서 다시 줄무늬 유니폼으로 바꿔 입는다”라고 밝혔다.
롯데는 2017시즌까지만해도 유니폼에 줄무늬가 있었다. 2018시즌부터 유니폼에 줄무늬를 버리고 구단의 주요 색상도 적색과 짙은 남색으로 바꿨다.
김민수는 줄무늬 유니폼을 입었던 가장 마지막해에 입단했던 선수다.
입단할 당시만해도 김민수는 대형 내야수가 될 재목으로 기대를 모았다.
데뷔 첫 해부터 1군 출장의 기회를 받았지만 10경기에서 타율 0.176을 기록하는데 그쳤고 시즌 후에는 경찰청에 입대하는 선택을 했다.
제대한 뒤 2020시즌에는 후배 한동희에게 3루 경쟁에서 밀려 1군에서 고작 3경기만 뛸 수밖에 없었다.
때문에 김민수는 주 포지션인 3루는 물론 유격수 등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로 거듭나야했다. 그러다 2021시즌에는 데뷔 후 가장 많은 경기인 82경기에 나서 타율 0.241 3홈런 25타점 등을 기록하면서 성과를 내는 듯 했다.
2022시즌에는 57경기에서 타율 0.257로 성과를 이어가는 듯 했으나 지난해에는 1군에서 25경기만을 뛰었다. 타율도 0.209로 더 떨어졌다.
김민수는 지난 시즌을 돌이켜보며 “야구를 하기 싫을 정도로 못 했다”고 자평했다.
그는 “2022년이 끝나고 ‘이런게 야구구나’라고 느꼈는데 2023년에도 잘 안되더라. 햄스트링 부상도 있긴 했지만 컨디션이 안 올라오더라. 그런 와중에 기회가 찾아왔는데 정신없이 하려다보니까 이도저도 안 된 것 같다”고 돌이켜봤다.
이런 과정 속에서 김민수는 종종 자신이 트레이드 매물로 거론되고 있다라는 소문을 접하곤 했다. 그랬기에 이번 트레이드 소식을 듣고도 크게 놀라지 않았다.
마무리캠프 때에는 배트를 내려놓을 정도로 상심이 컸다. 그러다 다시 마음을 다잡은 김민수는 초심으로 다시 훈련을 했다. 김민수는 “채태인 선배, 박헌도 선배가 하는 연습장에 가서 운동을 했다. 오히려 그 연습장을 운영하는 선배들이 쉬라고 할 정도였다”며 “밑바닥이었다. 신인 때보다 만족을 못 했다”고 말했다.
때문에 팀을 떠나면서도 롯데에게는 미안한 마음 뿐이다. 김민수는 “롯데 팬분들은 물론 구단 관계자들에게 죄송스럽다. 신경을 많이 써주셨는데 기대치에 부응하지 못했다. 인정할 건 인정해야”라고 덤덤하게 말했다.
그래도 겨우내 다시 마음을 다잡은만큼 새로운 팀에서 다시 제대로 해 보겠다는 각오다.
김민수는 “잘 해야한다”라며 “새로운 팀이니까 좋은 모습만 보이고 잘 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마음을 다졌다.
LG도 롯데와 함께 야구계를 대표하는 인기팀이다. 김민수는 “LG팬들도 롯데 못지 않게 열정적이라서 더 기대가 된다”고 했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서도 롯데 팬들을 향해 작별 인사를 했다. 김민수는 “롯데라는 명문구단에서 야구할 수 있음에 영광이었다”라며 “부족했던 저에게 늘 응원해주시고 과분한 사랑주셨던 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좋은 모습으로 야구장에서 뵙겠다”고 적었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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