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주년' 악뮤, 멀티버스 속에서 펼쳐낸 유토피아

아이즈 ize 이덕행 기자 2024. 1. 29.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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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이덕행 기자

보기 힘든 혼성 듀오이자 남매 듀오인 악뮤(AKMU)는 2024년 데뷔 10주년을 맞이했다. 10년을 맞이하는 시점에서 악뮤의 디스코그라피를 살펴보면 넓은 스펙트럼이 촘촘하게 펼쳐져 있다. 때로는 대중 친화적인 멜로디와 가사를 꺼내드는가 하면, 실험적인 도전, 타 아티스트와의 컬래버레이션에도 주저함이 없다. 색이 확연하게 다른 악뮤의 음악들을 한데 모으니 비로소 유토피아가 펼쳐졌다.

악뮤는 지난 27일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AKMU 2023~2024 CONCERT TOUR IN 인천 [AKMUTOPIA]'를 진행했다. 지난해 11월 서울에서 시작된 이번 전국 투어는 부산, 광주, 대구, 대전 등을 거쳐 10번째 도시 인천에 상륙했다. 투어의 마지막이 될 인천에 도착한 악뮤는 어느 때보다 뜨거운 공연으로 인천을 물들였다.

이날 공연은 오후 5시에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20분가량 지연됐다. 인스파이어 아레나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받던 교통 문제로 인해 관객 입장이 더뎠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연이 지연된 건 악뮤와 관객들에게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지난해 8월 공개한 'LOVE LEE'로 힘차게 공연을 시작한 악뮤는 '물 만난 물고기', '리얼리티'를 연달아 선보였다. 콘서트의 시작부터 관객과 호흡한 악뮤를 향해 관객들 역시 뜨거운 에너지를 쏟아냈다. 

이수현은 "4년 만에 전국 투어를 했는데 오늘이 마지막 도시다. 신나게 노래를 부를 수 있는 날이 별로 없다는 뜻이다. 내일 공연이 있긴 하지만, 내일이 없는 것처럼 부르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이찬혁 역시 "끝날 것 같지 않았던 공연이 끝난다고 해서 시원섭섮하다. 기대하셔도 좋다"며 최고의 공연을 예고했다. 이어지는 '째깍 째깍 째깍'과 '고래' 무대는 오묘한 분위기로 모두를 빠져들게 만들었다. 

이번 공연의 콘셉트는 멀티버스의 악뮤를 찾는 여정이었다. 돈에 매달리며 음악을 하는 악뮤에게 영감의 신이 나타나 '계속 이대로 간다면 10년 뒤에 팀명이 ATM이 되고 '인출'이라는 노래를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고, 이를 막기 위해 멀티버스의 악뮤를 찾는다는 콘셉트가 영상으로 공개됐다. 영상 속 예시로 나온 힙합 듀오 악뮤, 찬혁-수현이 역전된 악뮤 등 다양한 멀티버스의 악뮤는 관객들을 웃음짓게 만들었다. 그리고 이어진 무대 역시 다양한 '멀티버스 속 악뮤'로 구성됐다. 그동안 악뮤가 발매했던 앨범을 역행하는 것처럼 구성된 세트리스트를 통해 악뮤의 넓은 스펙트럼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쟁터', '낙하', 'STUPID LOVE SONG' '맞짱' 무대로 선보인 첫 번째 '멀티버스의 악뮤'는 다양한 아티스트의 색을 흡수했다는 특징이 있었다. 네 곡 모두 2021년 발매한  'NEXT EPISDOE'에 수록된 노래다. 음원에 담긴 이선희, 아이유, 크러쉬, 최정훈의 목소리는 들을 수 없었지만, 이찬혁과 이수현의 조합만으로도 깊은 울림이 느껴졌다. 이찬혁은 "처음 이 앨범을 낼 때, 이런 빨간 빛의 콘셉트를 해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피처링진을 써서 다른 아티스트의 색을 흡수하자고 만든 앨범이다. 초호화 라인업으로 구성됐는데 매번 함께 부를 수 있는 환경이 되지 않아 우리의 목소리로 불러봤다"고 설명했다. 
 

몽환적 분위기가 인상적인 이찬혁의 '파노라마', 절절한 감성이 돋보이는 이수현의 '뱃노래'에 이어 또 다른 멀티버스의 악뮤가 펼쳐졌다. 사랑과 이별에 대한 절절함을 노래하는 악뮤의 모습이었다. '사랑상실증'과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 'HAPPENING' 으로 이어지는 무대는 사랑에 대한 악뮤의 다양한 시각이 녹아있었다. 자신들의 목소리에 온전히 집중하는 관객들을 보며 이찬혁은 "저는 이런 숙연해지는 분위기를 좋아한다"며 "저희를 보고 계시지만, 옛날을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신다. 저희가 공짜로 시간 여행을 보내드린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마지막 '멀티버스의 악뮤'는 재치있는 가사와 통통 튀는 상상력이 돋보이는 데뷔 초창기의 악뮤 였다. '다이너소어', '사람들이 움직이는 게', '다리고지마', 'GIVE LOVE', '200%'처럼 악뮤보다는 악동뮤지션이라는 이름이 더 잘 어울리는 노래들이 이어지며 분위기는 단숨에 달아올랐다. 관객들 역시 자리에서 일어나 함께 무대를 즐겼다. 이찬혁은 '200%' 무대를 마친 뒤 "노래로 하나가 된다는 게 당연한 것 같으면서도 기적 같은 일이다. 방금 들으신 노래가 10주년이 됐다. 10년 동안 이 노래를 부르는데도 웃어주시고 따라 불러주시는 걸 보면 질릴 이유가 없고, 부를 때마다 새롭다"라고 돌아봤다. 

악뮤의 데뷔 타이틀곡 '200%'가 10주년을 맞았다는 건 악뮤라는 아티스트가 데뷔 10주년을 맞았다는 뜻이기도 했다. 이찬혁은 "10년을 했지만 이제 시작이라는 느낌이다. 10년 동안 감사했고, 적어도 10년 이후까지는 조금 더 해보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수현 역시 "지난해 'LOVE LEE'를 내고 콘서트도 4년 만에 하며 굉장히 오랜만에 객석과 에너지를 주고받았다. 힘들만 했는데 힘들지 않고 너무 즐거웠다.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줬다"며 "10주년이니 금방 콘서트로 다시 돌아올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콘서트도 음반도 계속해서 해 먹을 테니 잘 부탁드린다"고 각오를 다졌다. 

악뮤는 엔딩곡 '오랜 날 오랜 밤'에 이어 '후라이의 꿈', '작별인사', 'I LOVE YOU', '시간을 갖자'등을 앙코르 무대로 선보이며 뜨거웠던 공연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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