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명으로 죽고싶다”던 日테러범… 자수 4일만에 사망

일본 1970년대 '연속 기업 폭파 사건' 용의자 기리시마 사토시. 최근까지 50년 가까이 도주했다. 일본 경시청은 기리시마로 추정되는 남성의 신병을 26일 가나가와현 가마쿠라 한 병원에서 확보했다./일본 경시청

1970년대 일본에서 발생한 ‘연속 기업 폭파 사건’의 핵심 용의자 기리시마 사토시(70)가 29일 사망했다.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날 아침 가나가와현 가마쿠라의 한 병원에서 기리시마를 자칭하던 남성이 숨졌다. 앞서 이달 말기 위암 환자로 입원했던 이 남성은 지난 25일 병원 간호사에게 자신이 ‘기리시마 사토시’라고 밝혔다. 남성은 ‘우치다 히로시’라는 가명을 쓰고 있었는데, “최후는 본명으로 맞이하고 싶다”며 신원을 고백했다고 한다.

병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남성을 1차 조사한 결과 그가 “기리시마 사토시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1970년대 사건의 가담자가 아니었다면 알 수 없는 사건 상황을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경찰은 DNA·지문 감정으로 남성의 신원을 특정할 예정이었지만, 이날 숨지면서 사실상 수사가 종결될 전망이다.

기리시마는 1975년 ‘폭발물 단속 벌칙’ 위반 혐의로 지명 수배돼 최근까지 약 50년 동안 도주했다. 일본 전국 전철역과 파출소, 은행 ATM(현금자동인출기) 등에는 그의 얼굴이 인쇄된 수배 전단이 부착돼 있다.

기리시마가 속했던 동아시아 반일무장전선은 1974년 도쿄 마루노우치 미쓰비시중공업 건물을 시작으로 1975년까지 일본 주요 기업 건물에 폭발물 테러를 저질렀다. 1975년 4월엔 도쿄 긴자에 있는 한국산업경제연구소 입구에 사제 시한폭탄을 설치했다. 한국산업경제연구소는 한일 국교정상화 이듬해인 1966년 설립된 일본 생산성본부 산하기관으로 한국 산업 및 노동관계에 대한 정보 제공, 일본 기업의 한국 투자 촉진과 기업인 방한 지원 등이 주 업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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