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러 수출통제 회피' 제트스키 등 51억 원 수출 일당 적발(종합)

자동차 37대 제트스키 64대
주변국으로 우회수출 수법

국제사회 제재가 진행 중인 러시아에 수출통제 품목인 자동차와 제트스키를 수출한 일당이 세관에 붙잡혔다. 이들은 우회수출 또는 허위 서류를 제출하는 방식으로 51억 원 상당을 수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와 제트스키를 러시아로 불법으로 수출한 일당의 우회 수출 경로. 부산본부세관 제공

부산본부세관은 대외무역법과 관세법 위반 혐의로 러시아인 A(50대) 씨와 공범 B(40대) 씨를 불구속 입건한 뒤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들은 러시아행 수출통제 품목인 자동차와 제트스키를 수출한 혐의를 받는다. 우리나라는 2022년 3월부터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국제사회의 러시아·벨라루스 수출통제에 공조하고 있다. 이에 전략물자 수출입고시를 통해 수출통제 품목을 지정했으며, 자동차와 제트스키 등 해당 품목은 ‘상황허가’를 통해 별도 허가를 받아야 수출할 수 있다.

세관에 따르면 일당은 2022년 7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범행을 저질러 총 51억 원 상당을 수출했다. A 씨는 사장, B 씨는 직원으로 이들은 물량 분산을 위해 B 씨 명의로 회사를 설립해 총 2개 회사를 운영했다. 이들이 수출한 자동차는 37대, 제트스키는 64대로 확인됐다.

일당은 수출 관련 서류를 조작하거나 러시아 주변국 수출로 위장하는 수법을 사용했다. 자동차와 제트스키를 수출통제에 포함되지 않는 품목으로 분류하는 허위 자가판정서를 세관에 제출하거나, 5만 달러 이하로 통제기준에 해당하지 않는 승용차로 허위신고 하는 방법을 썼다. 또 러시아행 수출 품목의 세관 단속이 강화되자 카자흐스탄과 키르기스스탄 등 러시아 주변국으로 수출한 것처럼 위장하는 수법도 사용했다. 이들은 운송 과정에서 수취인을 바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물품을 배송하거나 말레이시아를 거쳐 러시아로 우회수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당의 범행은 화물차를 승용차로 허위로 수출 신고하면서 적발됐다. 세관은 이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업체의 수출 실적을 분석한 결과, 러시아로 수출된 정황 등을 포착해 혐의를 특정한 뒤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해당 업체는 자동차 수출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세관 관계자는 “러시아·벨라루스 제재에 적극 동참할 것”이라며 “부정행위를 발견하면 관세청 밀수신고센터로 제보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