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금오름에 또 쌓이는 돌탑에…맹꽁이 "나 죽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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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제주시 한림읍 금오름 정상 분화구에는 탐방객들이 소원을 빌며 하나 둘 옮겨 놓은 돌탑이 마치 성곽처럼 이어져 있었습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이 지난해 4월 금오름의 양서류가 처한 위기 상황을 알린 뒤 제주도에서 돌탑을 허물어 원상 복구하고, 돌탑 쌓기를 하지 않도록 안내판도 설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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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결에 옮긴 돌멩이에 맹꽁이는 죽을 수도 있어요."
지난 28일 제주시 한림읍 금오름 정상 분화구에는 탐방객들이 소원을 빌며 하나 둘 옮겨 놓은 돌탑이 마치 성곽처럼 이어져 있었습니다.
탑을 쌓으려고 원래 있던 자리에서 돌을 옮기는 바람에 주변 분화구 습지는 맨땅을 그대로 드러냈습니다.
분화구 내 두루두루 널린 돌들이 옮겨져 한 층으로 쌓이게 되면 돌 틈에 숨어 있던 맹꽁이 등 양서류는 숨을 곳을 잃어 생존에 위협을 받게 됩니다.
나무와 수풀이 거의 없는 금오름 분화구에 서식하는 양서류는 화산송이(화산석)가 유일한 그늘막입니다.
피부로 호흡하는 양서류는 햇볕을 피할 수 있는 그늘막 아래 있어야 숨을 제대로 쉴 수 있는데, 탐방객들이 돌탑을 쌓으려고 돌을 옮겨버리면 피부 호흡이 힘겨워집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이 지난해 4월 금오름의 양서류가 처한 위기 상황을 알린 뒤 제주도에서 돌탑을 허물어 원상 복구하고, 돌탑 쌓기를 하지 않도록 안내판도 설치했습니다.
그런데 1년도 채 안 돼 이를 잘 모르는 탐방객들이 무심결에 돌탑을 쌓는 일이 또 벌어지고 있습니다.
금오름에는 산 정상부에 52m가량 깊이의 분화구가 있고 그 안에 '금악담'이라고 불리는 화구호 습지가 있습니다.
금악담에는 유기물이 풍부해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맹꽁이를 비롯해 제주도롱뇽, 큰산개구리 등 다양한 양서류가 서식합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지난해 이곳에서 맹꽁이 330여 개체와 10만여 개의 맹꽁이알이 확인됐습니다.
최근 양서류의 산란 시기가 도래해 보호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최슬기 제주환경운동연합 생태보전국장은 "맹꽁이 등 법정보호종이 더는 위협받지 않도록 행정 당국이 적극적인 대책을 추진해야 한다"며 "금오름 분화구 습지 보전방안을 수립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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