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업매장의 힘...재미 팔았더니 2배 더 머물렀다

2024. 1. 29.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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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변화하는 속도는 어느 때보다 빠르다.

비식품 직영 매장을 줄이는 대신 유명 맛집(F&B)과 온가족을 겨냥한 키즈카페, 북카페, 골프연습장 등 체험형 공간을 도입했다.

화장품 매장은 단순한 시연에 그치지 않고 피부 진단기기를 설치하는 등 '체험'을 극대화했다.

정식 매장보다 고객에게 체험의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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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마트 체험 극대화 리뉴얼
스포츠 용품 매장에 ‘테니스코트’
백화점 내부에 1000평 실내정원
고객 몰리고 다른 매장 매출 증대
식품사도 제품에 ‘웃음·재미’ 첨가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스타필드 수원이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지난 26일 개장한 스타필드 수원은 MZ세대 체험형 공간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연합]

백화점·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변화하는 속도는 어느 때보다 빠르다. 단순히 물건을 판매하는 공간으로 살아남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식품사도 역시 내수 포화로 기존 전략으로는 생존 자체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양한 제조사가 새로운 맛에 ‘재미’를 덧칠하는 이유다. 이른바 이터테인먼트(EATertainment, eat+entertainment)다.

고객의 체류시간 확장에 사활을 거는 움직임은 계속되고 있다. 이마트는 매장 리뉴얼로 방향을 정했다. 새로 단장한 매장은 2021년 19개점, 2022년 8개점, 2023년 15개점이다. 비식품 직영 매장을 줄이는 대신 유명 맛집(F&B)과 온가족을 겨냥한 키즈카페, 북카페, 골프연습장 등 체험형 공간을 도입했다.

롯데백화점도 잠실 롯데월드몰을 중심으로 체험형 콘텐츠를 늘리고 있다. 화장품 매장은 단순한 시연에 그치지 않고 피부 진단기기를 설치하는 등 ‘체험’을 극대화했다. 테니스 코트를 마련한 테니스 매장도 있다. 현대백화점도 여의도 더현대를 중심으로 체험형 콘텐츠에 힘을 싣고 있다. 더현대 5층에 들어선 3300㎡(약 1000평) 규모의 실내 정원 ‘사운즈 포레스트’가 대표적이다.

팝업 매장 열풍도 체험 마케팅과 같은 맥락이다. 팝업 매장은 정식으로 입점하기 전 일종의 실험적인 매장이다. 정식 매장보다 고객에게 체험의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한다. 팝업 성지로 불리는 더현대의 경우 오는 3월 5층에 ‘팝업 플랫폼’‘을 727㎡(약 220평) 규모로 선보일 계획이다. 롯데월드몰 1층에서는 작년에만 30개가 넘는 대형 팝업을 진행했다. 업계 관계자는 “팝업 매장은 단순한 성공 가능성을 가늠하는 자리에서 더 나아가 고객을 모으는 효과를 입증했다”며 “이는 다른 매장의 매출 증대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가져온다”고 말했다.

효과도 검증했다. 현대백화점이 지난해 전 점포 입출차 시간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더현대 서울의 고객 체류시간은 4시간 50분으로 점포 전체 평균 2시간 42분보다 두 배 많았다. 지난해 7월 21일부터 이달 16일까지 이마트 타운홀을 방문한 고객은 리뉴얼 전보다 18.3% 증가했다. 특히 3시간 이상의 장기 체류 고객 수는 2배 이상 늘었다.

식품 업계도 ‘고객 체험’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지목했다. 삼양식품의 성공이 기폭제가 됐다. 유튜버 콘텐츠로 입소문을 탔던 ‘불닭볶음면’은 코로나19 기간에 매출이 급증했다. 비대면 상황에서 ‘재미’를 추구하는 흐름이 소비로 이어졌다. 지난해 8월 ‘불닭 챌린지’에 이어 새로운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챌린지 ‘미 위 플레이(ME WE PLAY)’는 지난해 8월 한 달 동안 조회수 7억뷰를 기록하며 대성공을 거뒀다.

농심은 자사몰에서 ‘얼리어먹터’ 코너를 운영하며 소비자의 호기심과 구매욕을 자극하고 있다. 남들보다 먼저 신제품을 사는 ‘얼리어답터’에 ‘먹는다’는 의미를 조합했다. 숏폼 콘텐츠 ‘라면에 미친자들’도 있다. 1분 드라마 형태로 군대에서 라면을 먹는 상황과 잠에서 깨자마자 라면을 접하는 등 익숙한 에피소드를 그려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각 업체를 대표하는 제품을 소비하던 고객들이 늙어가고 있다”며 “장수 제품에 새로운 스토리를 부여하고, 의미를 더해야 젊은 소비자가 찾을 가능성이 커진다”고 전했다. 박병국·김벼리 기자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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