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에 약한 벤투, 첫 참가한 타지키스탄과 16강에서 승부차기 석패
파울루 벤투 감독(54)이 이끄는 아랍에미리트(UAE)가 아시안컵 토너먼트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UAE는 29일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안컵 16강전에서 타지키스탄과 연장까지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5로 패배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64위인 UAE는 아시안컵의 강자로 불린다. 2015년 호주 대회와 2019년 UAE 대회에서 2회 연속 4강에 올랐다.
이번 대회에선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검증받은 벤투 감독을 선임해 그 이상의 성적을 꿈꿨으나 16강에서 탈락했다. 그 상대가 FIFA 랭킹 106위의 약체이자 이번 아시안컵에서 첫 본선 무대를 밟은 타지키스탄이라는 점에서 큰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벤투 감독 개인에게는 한국을 이끌고 참가한 2019년 UAE 대회 8강에서 카타르에 0-1로 패배한 것에 이어 다시 한 번 아시안컵에 약하다는 인상을 남기게 됐다.
벤투 감독이 2022년 9월 대한축구협회과 재계약 협상을 포기한 것은 아시안컵 성적에 따른 계약 연장 옵션이었다.
이날 UAE는 타지키스탄에게 경기 시작부터 끌려갔다. 전반 30분 타지키스탄 골잡이 바흐다트 하노노프에게 측면 크로스에 이은 헤더골로 실점한 것이 결정타였다.
UAE는 경기 막바지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후반 45분을 넘어 추가시간 5분이 지날 무렵 할리파 알하마디의 헤더로 극적인 동점골을 넣었다.
그러나 UAE는 뒷심을 이어가지 못했다. 연장전 전·후반 30분간 추가골을 넣지 못한 게 아쉬웠다. 결국, 승패는 승부차기에서 갈렸다. 이 부분에서 타지키스탄 골키퍼 러스탐 야티모프의 선방이 눈부셨다. 야티모프가 UAE의 두 번째 키커인 카이우 켄두의 슛을 막아낸 반면 타지키스탄 키커들은 골문에 정확히 꽂아 넣었다. 타지키스탄의 마지막 키커인 알리셔 수쿠로프가 골을 넣으면서 타지기스탄의 토너먼트 첫 승리가 결정됐다.
타지키스탄은 이번 대회에서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첫 참가한 이번 대회 중국과 첫 경기에서 0-0으로 비기면서 첫 승점을 수확했고, 레바논과 3차전에선 아시안컵 첫 골과 첫 승리를 품에 안았다. 그리고 UAE라는 거목을 토너먼트에서 꺾었다. 타지키스탄이 이라크와 레바논의 승자와 만나는 8강에서도 웃는다면 이변이 아닌 돌풍으로 불러야 할지 모른다. 최약체 타지키스탄의 변신이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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