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사카에 이게 왜?…대형 돌하르방 한 쌍 등장에 주목
제주인구 4분의 1 이상 대이동
100주년 기념 제주서 제작해 기증
오영훈 지사 “재일제주인 덕에 제주 번영”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 28일 일본 오사카시 이쿠노구(生野區)에서 ‘제주-오사카 직항로 개설 100주년’을 기념해 대형 돌하르방 한 쌍을 기증하고, 제막식을 진행했다.
일제 강점기 제주에는 부산과 시모노세키(하관·下關)를 잇는 ‘관부(關釜)연락선’처럼 오사카(대판·大阪)로 향하는 ‘제판(濟阪)연락선’이 운영됐다.
100년 전인 1923년 제주와 오사카를 정기적으로 잇는 제판항로가 개설되면서, 제주인들의 오사카 대이주가 시작됐다. 당시 오사카는 ‘동양의 맨체스터’라고 불릴 정도로 섬유·고무·유리 등 공장지대가 확장되고 있던 시절이라 일손이 귀할 때였다.
우리나라 내륙의 경우 농업이 노동력의 대부분을 흡수하고 있었던 반면 제주는 ‘장남 상속’의 문화 특성 등으로 새로운 일거리를 찾는 젊은 인구가 비교적 많았다. 실제 제판항로 취항을 전후로 오사카의 기업가들이 제주에서 취업 설명회를 열 정도였다.
이와 관련 지난해 5월 10일 제주대학교가 공개한 ‘재일제주인 1세대 생활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재일제주인은 1989년 11만7687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2021년에는 7만4279명으로 크게 줄었는데, 이는 재일제주인 3~4세대를 거치며 일본으로 귀화하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고된 일본 생활 속에서도 재일제주인들은 고향을 잊지 않았다. 제주에 남아 있는 가족들을 위해 월급의 절반 이상을 보냈고, 의료시설, 감귤 묘목, 전기·전화·수도·도로포장, 마을회관 등 고향 발전을 위한 활동도 전개한 것이다. 실제 제주도가 1960년대부터 2000년까지 집계한 재일제주인의 기증실적은 9533건·452억6700만원에 달한다.
이날 제막식에서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100년 전 군대환을 타고 수많은 제주인이 일본으로 넘어와 오사카의 근대화에 함께하고, 조국을 위해 헌신했다”며 “재일제주인이 없었다면 오늘날 번영한 제주는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제주의 발전에 기여한 재일제주인들의 공로와 역할을 잊지 않고 기록하며, 후세에 이어지게 만들겠다”며 “돌하르방 기증은 대한민국과 일본의 관계 개선을 넘어 새로운 평화 교류를 강화하자는 메시지로, 세대를 넘어 양국의 교류와 협력이 확대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스지하라 오사카시 이쿠노구청장은 “이쿠노구는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조화롭게 살아가는 이화공생을 추구한다”며 “오사카 코리아타운이 바로 공생의 역사가 살아 숨 쉬는 현장”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기증식은 지난해 제주-오사카 직항로 개설 100주년을 맞아 추진해 온 기념행사의 마지막 순서다. 제주도는 지난해 군대환 취항 100주년을 기념해 제주에서 군대환 사진전과 재일제주인 음악가 양방언 토크콘서트를 개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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