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 모습이 사람 같네...인간 근육 조직 이용한 로봇 나왔다

김효인 기자 2024. 1. 29.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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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대 연구진이 개발한 인간 근육 조직을 활용한 이족보행 로봇. 로봇 다리의 흰색 지지대 부분이 실험실에서 배양된 인간의 근육 조직이다. /Shoji Takeuchi research group, University of Tokyo

인간의 근육 조직을 이용한 보행 로봇이 개발됐다. 일반적인 금속·플라스틱을 이용한 로봇과 달리 부드러운 움직임과 방향 전환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일본 도쿄대 다케우치 쇼지 교수 연구팀은 실험실에서 배양한 인간의 근육 조직을 이용해 수중 보행이 가능한 이족 로봇을 개발했다고 지난 26일 밝혔다.

연구진은 미세하고 섬세한 움직임을 가진 로봇을 만들기 위해 인간의 걸음걸이를 모방할 수 있는 바이오 하이브리드 로봇을 설계했다. 이 로봇은 물속에서 똑바로 설 수 있도록 상단에는 부표를 달고, 하단에는 무게추를 단 다리를 장착했다. 로봇의 골격은 인간의 근육 조직으로 지탱되고 이를 받치고 있는 실리콘은 근육의 움직임을 따라 구부러질 수 있도록 설계됐다.

연구진은 근육 조직에 전기 충격을 가해 근육이 마치 걷는 것처럼 움직이도록 조작했다. 전기가 사라지면 근육이 이완되면서 자연스럽게 발이 앞으로 나가는 식이다. 5초에 한번씩 왼쪽·오른쪽 다리에 번갈아 자극을 주자 로봇은 분당 5.4mm의 속도로 걷기에 성공했다. 또 방향 전환을 위해서는 오른쪽 다리에만 전기충격을 가하고, 왼쪽 다리는 축 역할을 하도록했다. 로봇은 이 방식으로 62초만에 90도 좌회전에 성공했다.

지금까지 개발된 대부분의 바이오 하이브리드 로봇은 곤충처럼 기거나 물고기처럼 헤엄치는 등 다양한 움직임이 가능했지만 방향 선회가 어려운 단점이 있었다. 로봇이 장애물을 피하기 위해서는 급회전 기능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이번 개발은 큰 발전이라 할 수 있다.

다케우치 교수는 “현재 수동으로 양쪽 다리에 전기 충격을 주고 있지만 향후 자동으로 걷는 방법을 개발할 것이고, 속력과 효율성을 올리기 위해 연구를 계속할 것”이라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수중이 아닌 공기 중에서도 근육 조직을 유지할 수 있도록 영양분을 공급하는 방식 등을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매터(Matter)’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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