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 지어줄게" 계약금 챙기고 인건비 떼먹은 건축가 실형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생활비로 탕진한 한옥 신축 공사비를 메우고자 새 건축주로부터 계약금만 챙기고, 인부 인건비·장비 사용료 등을 떼먹은 30대 건축가에 대해 징역형이 선고됐다.

광주지법 형사 11단독 정의정 부장판사는 사기·특수재물손괴 혐의로 기소된 한옥 건축 기술자 A(38)씨에 대해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했다고 29일 밝혔다.

A씨는 2020년 1월부터 2022년 1월까지 전남 일대에서 한옥 또는 창고 신축공사를 해주겠다며 계약금·목재값 등 명목으로 건축주들로부터 7300만 원만 받아 챙기고, 굴착기 임대 사용료·인부 인건비 3100여만 원을 떼먹은 혐의로 기소됐다.

또 A씨는 2021년 7월 기한 내 한옥 준공을 하지 못해 갈등을 빚던 건축주 소유의 한옥 유리창 여러 개(931만 원 상당)를 공구로 부순 혐의로도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지역 내 한 한옥마을 내 신축 공사를 맡아 받은 공사비 대부분을 생활비 등 개인 용도로 썼다. 때문에 1년 6개월 넘게 준공은 미뤄졌고 하도급 업체 공사비와 자재비도 연체하게 됐다.

이후 A씨는 새롭게 모은 건축주들에게 '한옥 주택 신축공사를 해주겠다. 계약금 명목으로 1000~2000만 원만 달라'고 속이며, 여러 현장 공사비를 이른바 '돌려막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장은 "A씨는 수 채의 한옥 건축 과정에서 건축주·인력 공급업체·굴착기 작업자 등을 속여 공사대금과 용역비 등을 편취했다. 건축주로부터 받은 돈을 다른 건축 시공에 사용하는 등 상당 기간 '돌려막기' 형태로 사업을 운영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해자 5명의 사기 피해 금액이 1억 원을 넘겼지만 회복되지 않은 점, 공사대금을 가로채고자 아무런 공사를 하지 않은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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