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 벤투, UAE 16강서 탈락의 고배...'이변의 팀' 타지키스탄, 사상 첫 8강 진출 쾌거
타지키스탄, 사상 첫 8강 진출
[인터풋볼] 신인섭 기자=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아랍에미리트(UAE)가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UAE는 29일 오전 1시(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에 위치한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전에서 120분간 1-1 혈투 끝에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하지만 3-5로 패하며 8강 진출이 좌절됐다. 사상 첫 아시안컵에 이어 16강에 오른 타지키스탄은 8강까지 오르며 이번 대회 최고 이변을 만들어내고 있다.
[프리뷰] '조별리그 2위' UAEvs'이변의 연속' 타지키스탄
먼저 UAE는 C조에 속해 홍콩, 이란, 팔레스타인과 한 조에 묶였다. UAE는 벤투 감독의 지도 아래 1차전 기분 좋은 승리를 거뒀다. 벤투호는 홍콩을 상대로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줬다. 특유의 빌드업 플레이를 통해 패스를 전개하면서 홍콩의 수비진을 위협했다. 결국 홍콩을 상대로 3-1 대승을 챙겼다.
하지만 2차전에선 변수로 인해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UAE는 전반 23분 우측면에서 살레가 올린 크로스를 문전에서 아딜이 머리로 마무리하며 선제골을 터트렸다. 그러나 악재가 찾아왔다. 전반 34분 알함마디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다바를 수비하는 과정에서 유니폼을 잡아챘다. 주심은 페널티킥(PK)과 함께 알함마디에게 다이렉트 레드카드를 꺼내 들었다.
하지만 UAE가 위기를 넘겼다. 키커로 세얌이 나서 처리했지만, 에이사 골키퍼가 이를 선방하며 실점을 내주지 않았다. 결국 전반은 UAE가 1-0으로 앞선 채 마무리됐다. 하지만 수적 열세를 극복하지 못했다. 후반 5분 세얌이 올린 크로스를 문전에서 바데르 나세르 모하마드가 자신의 골문으로 그대로 밀어 넣어 자책골을 넣었다. 결국 1-1로 비겼다.
그러나 경기 막판 또 하나의 변수가 발생했다. 전반에 경고를 한 장 받았던 벤투 감독이 후반 추가시간 또 한 장의 경고를 받아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했다. 결국 벤투 감독은 3차전 이란과의 맞대결에 팀을 지휘할 수 없게 됐다.
벤투 감독이 없자 흔들렸다. UAE는 이란의 에이스 메흐드 타레미에게 멀티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가까스로 후반 추가시간 알 가사니가 득점을 터트리며 1-2로 패했다. 비록 승리하진 못했지만, UAE는 조 2위로 16강에 오르며 타지키스탄을 만나게 됐다.
타지키스탄은 개최국 카타르, 중국 그리고 레바논과 함께 A조에 속했다. 타지키스탄은 1차전 중국과 0-0으로 비겼고, 2차전에선 개최국 카타르를 상대로 1명 퇴장에도 불구하고 0-1로 아쉽게 패했다. 3차전에서 레바논을 2-1로 제압하면서 역사를 썼다.
그동안 축구와는 인연이 멀었다. 타지키스탄은 이번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을 통해 처음으로 대회에 진출했다. 자연스럽게 타지키스탄이 조 2위로 16강에 진출할 것이라는 기대감은 없었다. 하지만 타지키스탄은 특유의 열정과 빠른 공격 전개, 과감한 슈팅, 단단한 수비를 바탕으로 조별리그에 임했다.
타지키스탄이 첫 승을 이루는 과정은 매우 험난했다. 레바논과의 3차전 타지키스탄은 비디오 판독(VAR) 골 취소, 오프사이드 득점 취소 등 계속해서 득점이 인정되지 않는 상황에 놓였다. 설상가상으로 선제골까지 헌납하며 경기는 매우 어려워졌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타지키스탄이 끝내 득점을 터트렸다. 후반 35분 페널티 박스 우측면에서 얻어낸 프리킥을 우마르바예프가 왼발로 정교한 프리킥 슈팅을 차 스코어에 균형을 맞췄다. 타지키스탄이 승부를 뒤집었다. 후반 추가시간 우측면에서 사미에프가 문전에서 헤더 슈팅해 득점에 성공했다. 결국 경기는 타지키스탄이 2-1로 승리하며 마무리됐다.
역사적인 순간이다. 이날 타지키스탄은 아시안컵 첫 골, 아시안컵 첫 승 그리고 아시안컵 첫 16강 진출을 이뤄냈다. 16강에 오른 타지키스탄은 벤투 감독이 이끄는 UAE를 상대하게 됐다.
[선발 라인업]
UAE는 4-2-3-1 포메이션으로 나왔다. 칼리드 에이사, 바데르 나세르, 칼리파 알 하마디, 칼리드, 알 하세미, 자예드 술탄, 압달라 라마단, 야히아 나데르, 야히아 알 가사니, 타흐눈 알 자비, 파비우 리마, 카이오 카네도가 선발 출전했다.
타지키스탄은 4-4-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야티모프, 나자로프, 두주라보에프, 하노노프, 사파로프, 우마르바예프, 수쿠로프, 판샨베, 마바초에프, 잘릴로프, 사미에프가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전반전] 팽팽했던 흐름...먼저 웃은 타지키스탄
UAE가 초반부터 기회를 잡았다. 전반 2분 만에 얻어낸 프리킥을 파비우 리마가 슈팅했지만 골키퍼가 손끝으로 쳐내며 위기를 모면했다. 전반 9분 카이우의 슈팅은 높게 떴다.
타지키스탄도 반격에 나섰다. 전반 18분 드잘리로프가 한 번에 내준 공간 패스를 마바초예프가 빠르게 쇄도했다. 수비와 경합 상황에서 골키퍼와 일대일 기회를 맞이했지만 슈팅에 정확성이 부족해 무위에 그쳤다.
타지키스탄이 먼저 웃었다. 전반 30분 주리바에프가 우측에서 올린 크로스를 문전에서 하노노프가 머리에 맞춰 선제골을 터트렸다. 타지키스탄이 계속해서 분위기를 탔다. 전반 36분에도 우측에서 사파로프가 올린 크로스를 사미에프가 골문 앞에서 잘라 들어가려 했지만 발에 맞추지 못했다. UAE는 가까스로 공을 밖으로 내보냈다.
UAE가 땅을 쳤다. 전반 38분 좌측에서 알 가사니가 반대쪽을 보고 멀리 보낸 크로스를 쇄도하던 자예드 술탄이 논스톱으로 슈팅했지만 골키퍼 품에 안겼다. 전반 44분 알 가사니의 슈팅도 골키퍼가 잡아냈다.
UAE가 전반 막판까지 공격을 주도했다. 전반 추가시간 코너킥 공격에서 파비우 리마가 올린 공을 쇄도하던 카이우가 슈팅했지만 골문을 살짝 외면했다. 또 한차례 코너킥을 얻어낸 UAE는 이번엔 짧게 주고 재차 파비우 리마가 왼발로 크로스를 올렸다. 문전 혼전이 발생했지만 타지키스탄이 가까스로 공을 걷어냈다.
마지막 기회도 살리지 못했다. 전반 종료 10초를 남기고 문전 혼전 속 흐른 공을 파비우 리마가 왼발로 마무리했지만, 수비에 맞고 골문을 벗어났다. UAE 선수들은 이 과정에서 핸드볼 반칙을 어필했지만, 비디오 판독(VAR) 확인 결과 주심은 그대로 코너킥을 선언했다. 결국 전반은 타지키스탄이 1-0으로 앞선 채 마무리됐다.
[후반전] UAE 후반 추가시간 극적 동점골...승부는 연장으로
타지키스탄이 날카로운 공격을 펼쳤다. 후반 8분 우측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드잘리로프가 머리로 돌려놨지만, 압엘라지즈에 맞고 굴절돼 골키퍼가 쉽게 잡아냈다. 점점 UAE가 공격적으로 나서다 보니 공수 간격이 벌어졌다. 타지키스탄이 이 틈을 공략하며 기회를 엿봤다. 후반 10분 판샨베의 슈팅은 골키퍼가 몸을 날려 막아냈다.
타지키스탄이 결정적 기회를 날렸다. 후반 13분 UAE가 후방에서 볼을 돌리다 공이 끊켰다. 타지키스탄이 곧바로 역습을 전개했다. 드잘리로프가 빠르게 질주해 골키퍼와 일대일 기회를 맞이했지만 수비의 방해에 임픽트를 제대로 맞추지 못했다. 슈팅은 골키퍼가 막아내며 추가골을 터트리지 못했다.
타지키스탄이 계속해서 몰아 붙였다. 후반 15분에도 판샨베가 내준 패스를 드잘리로프가 마무리했지만 수비가 골 라인 부근에서 가까스로 공을 걷어냈다. 타지키스탄이 머리를 감싸쥐었다. 후반 26분 우측에서 사미에프가 상대 태클까지 피한 뒤 크로스를 올렸다. 이를 문전에서 드잘리로프가 쇄도해 마무리했지만 슈팅에 정확성이 부족했다.
타지키스탄이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후반 31분 코너킥 공격에서 누리딘 캄로쿠로프가 머리에 맞췄지만 옆으로 흘렀다. UAE가 오랜만에 공격 기회를 잡았다. 후반 33분 알리 살레가 페널티 박스 좌측에서 공을 잡고 슈팅했지만 옆그물을 때렸다. 후반 37분 알 가사니의 슈팅은 골키퍼 품에 안겼다.
UAE가 머리를 감싸쥐었다. 후반 추가시간 문전 혼전 속 뒤로 흐른 공을 알 가사니가 오른발로 마무리했지만 골대에 맞고 벗어났다. UAE가 극적으로 스코어에 균형을 맞췄다. 후반 추가시간 프리킥 공격에서 알리 살레가 올린 크로스를 알함마디가 머리로 마무리하며 동점골을 작렬했다. 결국 양 팀은 연장전에 돌입하게 됐다.
[연장전&승부차기] 운명 갈린 양 팀...타지키스탄 8강 진출
연장에 돌입한 양 팀은 마지막까지 힘을 쥐어 짰다. 하지만 슈팅의 정확성이 아쉽거나 마지막 상황에 아쉬운 판단 등으로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결국 양 팀은 120분 간의 혈투 끝에 승부차기에 돌입하게 됐다.
타지키스탄의 선축으로 운명의 승부차기가 시작됐다. 나자로프가 나서 득점에 성공했고, UAE는 아드리스가 첫 번째 키커로 성공했다. 두 번째 키커에서 운명이 갈렸다. 타지키스탄의 하노노프는 성공했지만, UAE는 카이오가 실축하며 무릎을 꿇었다.
실축은 뼈아팠다. 이후 타지키스탄의 키커들이 연이어 득점에 성공했고, UAE도 4번째 키커였던 살레까지 골망을 흔들었다. 타지키스탄의 5번째 키커였던 슈크로프가 마무리를 지으며 결국 5-3으로 타지키스탄이 8강에 오르게 됐다.
[경기 종료 후 벤투 감독 기자회견]
경기 종료 후 벤투 감독은 "타지키스탄과 어려운 경기를 했다. 전반전엔 우리가 더 좋았는데 점수가 공정하지 않았다. 후반전엔 많은 문제점이 있었다. 타지키스탄에 축하를 보내며 우리 UAE 선수들에게도 감사를 표한다. 타지키스탄이 다음 라운드에서도 잘했으면 좋겠다. 우리는 더욱 발전해야 한다"고 경기를 총평했다.
이어 "지면 프로젝트의 방향이 옳은지에 대한 질문이 나온다. 자신감이 있고 항상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열심히 노력할 것이다"라면서 "아직 성공 여부를 판단하기는 이르다. 여러 장면에서 실수가 많았으니 이번 대회를 되돌아보는 게 먼저다. 실수가 잦으면 성적을 내길 어렵다. 이 프로젝트가 성공인지 알기 전에 어떤 부분이 안됐는지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이번 대회에서 새로운 얼굴들에게 기회를 줬고 경쟁력을 보였다. 향후 팀에 도움을 줄 자원들이다"라며 향후 미래에 대한 발전 가능성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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